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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CEO 이색 ‘경영과외’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칸영화제·NYT서 벤치마킹
금융업계 ‘이종교배’ 확산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가 영화제에 가서 경영 영감을 얻겠다고 나섰다. 언뜻 ‘생뚱맞아’ 보이지만 정태영<사진> 현대카드ㆍ현대캐피탈 사장이라면 고개가 끄덕여질 만하다. 그간 숱하게 상식을 뒤엎는 혁신경영을 선보여 왔던 그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칸’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사장을 비롯한 현대카드 임직원들은 최근 폐막된 ‘칸 영화제’를 둘러보며 운영방식 및 행사내용 등을 조사했다. 이는 현대카드에서 시행하고 있는 ‘인사이트 트립(Insight Trip)’의 일환이다. 업무연관성과는 상관 없이 해외여행을 떠나 선진경영 사례를 체험하며 통찰력을 얻기 위함이다.

정 사장은 인사이트 트립을 통해서 얻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제로 도입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동 현대카드 본사 로비에 있는 ‘통곡의 벽’도 이 산물이다. 2009년 미국 뉴욕타임스(NYT)를 방문한 정태영 사장은 NYT 사옥에 설치된 모니터에 독자들의 댓글이 실시간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현대카드에도 ‘통곡의 벽’을 설치했다. 10인치 안팎의 액정표시장치(LCD) 화면 60개가 일렬로 늘어선 이곳에는 ‘수수료가 높다’는 등의 고객 불만이 쉴 새 없이 지나간다. 정 사장은 “신문사처럼 고객 목소리에 항상 귀 기울이라는 뜻에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금융업계 리더들의 이종(異種)업계 벤치마킹은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야구감독, 커피회사 등 금융회사와 무관해 보이는 다른 업종군 회사가 지닌 강점을 금융에도 옮겨심는 ‘이종교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3월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을 자사의 정기조찬 강연회인 ‘하나금융드림소사이어티’에 초청했다. 김 감독은 이 행사에서 경영 리더십을 야구의 원리에 빗대 설명하며 ‘즐기라, 그리고 버리라’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김정태 하나금융회장은 하나은행장 시절이던 지난해 톡톡튀는 마케팅을 통해 성공스토리를 만든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 김선권 카페베네 사장, 김영찬 골프존 사장 등을 두루 만나 ‘마케팅 과외’를 받기도 했다.


<하남현 기자>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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