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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셔틀 기다리는 줄만 200m…20분만에 온 버스도 미니버스
핵안보정상회의 첫날 출근길 표정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하는 겁니까? 20분 넘게 기다렸는데 달랑 미니버스 한 대 오는 게 말이 됩니까?”

핵안보정상회의 개최 첫날인 26일 오전 서을 삼성역 인근 강남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정부의 강남 일대 도로통제 방침에 따라 많은 직장인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했지만 정부 당국의 미흡한 대처로 출근길 곳곳에서 극심한 혼잡이 벌어졌다.

오전 8시 선릉역 앞 버스정류장. 서울시에서 지하철의 삼성역 무정차로 선릉역에서 삼성역 방향으로 셔틀버스를 운행했지만 긴 배차간격과 인원 고려 없는 버스 크기 등으로 시민들이 항의가 빗발쳤다. 지하철에서 내려 셔틀버스로 갈아타려는 줄이 200m까지 이어졌지만 버스는 20분이 지나도록 오지 않았다. 영하의 추위 속에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시민들의 표정도 이내 어두워졌다.

이경민(25ㆍ여ㆍ회사원) 씨는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집에서 나와 지하철을 타고 왔는데도 혼잡이 극심했다”며 “왜 이렇게 버스가 안 오는지 모르겠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버스는 25분이 지나서야 도착했다. 하지만 수백명의 시민들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35인승 미니버스였다. 잠잠하던 시민들도 이내 분통을 터뜨렸다.

성민제(42ㆍ회사원) 씨는 “20분을 넘게 추운 날씨에서 기다렸는데 고작 35인승 버스 한 대가 말이 되냐”며 “행사 준비에 만전을 다한다더니 시민 불편은 안중에도 없냐”고 화를 참지 못했다.

일부 시민은 삼성역 방향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타려고 했지만 도착하는 버스는 이미 다른 승객들로 꽉 찬 상태였다. 결국 버스를 포기한 시민들은 걷기 시작했다. 정현성(35·회사원) 씨는 “수십분을 기다렸지만 도저히 버스를 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차라리 걷는 것이 낫겠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종합운동장역 일대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서울시는 삼성역으로 향하는 셔틀버스 10대를 배치했지만 버스는 20분이 지나도록 도착하지 않았다. 많은 시민들이 걸어가는 방법을 택하면서 삼성교 인도 역시 큰 혼잡이 빚어졌다.

회사원 임지영(26) 씨는 “셔틀버스가 언제 올지 몰라 일단 걸어왔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 몰랐다”면서 “이제 와서 돌아갈 수도 없고 해서 그냥 가고 있다. 정시 출근은 이미 포기했다”고 말했다.

도로 곳곳의 통제로 출근길 도로 상황도 최악이었다. 곳곳이 꽉 막혀 주차장을 방불케 했고 지각을 염려한 직장인들이 차에서 내려 도보를 선택하면서 도로가 사람과 차가 한데 엉키는 위험한 상황도 벌어졌다. 차량번호 끝자리가 짝수인 차량이 운행하는 날이었지만 곳곳에서 홀수 차량도 눈에 띄었다.

직장인 정모(여) 씨는 “반포 인터체인지에서만 30분째 서있다”면서 “고속도로에서 사람들이 내려서 걸어다닌다. 강남 워터파크 악몽의 재현이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셔틀버스를 3분 간격으로 배차했지만 교통통제로 인해 도로상황이 좋지 못해 운행 간격이 길어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지난 G20 당시 이용객 수가 적어서 미니버스를 배정했는데 판단착오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상범 ㆍ김성훈 기자/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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