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천안함 2주기> “바다에 잠든 처남, 다시 만날 때 부끄럽지 않기 위해 ”
-고(故) 최정환 상사 매형 이정국씨, 지난 2년간 생업 놓아가며 천안함 사건 경위 분석에 매달려

-“정보 알고도 묵인한 합참 때문에 46용사 목숨 잃은 것”…합참 책임론 제기
천안함 46용사인 고(故) 최정환 상사는 이정국 전 천안함유족협의회 대표에겐 처남 그 이상의 존재였다. 친구고 형제였다. 쉬이 떠나보낼 수가 없었다. 갑작스레 전해진 천안함 침몰 소식에 결국 주검으로 만나게 되기까지, 모든 것이 의문 투성이고 명백히 드러나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사건 당시 천안함 유족을 대표해 군 관계자를 만나며 사건 경위 분석에 몰두했다. 이후 2년이 지났다. 사건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고 있지만 그에겐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2년 간 전국 방방곳곳을 다녔다. 컴퓨터 강사로 평범한 삶을 살던 그가 2년 동안 군 관계자 및 민간 군사 전문가 등 수백명을 만나며 방랑객 처럼 떠돌아다녔다. 그 사이 일자리는 낙엽 떨어지듯 떨어져 나갔다. “언론에 너무 얼굴이 알려져서 채용이 곤란하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지인의 도움으로 기업 프로젝트 계약을 따내기도 했지만 최근 추가 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고대녀 김지윤씨의 해적기지 발언에 대항해 통합진보당사를 찾아가고 언론에 나와 강경한 발언을 이어간 탓이다.

이 전 대표는 “일자리를 잃는 것은 별 문제가 아니다. 더 화가나는 것은 마땅히 정부가 해야할 일을 유족이 생업을 포기하면서까지 홀로 파헤쳐야 한다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2년 전 천안함 피격 당시 합동참모본부(합참)가 기무사령부로부터 북한의 수중침투 관련 이상 징후를 전달받고도 2함대사령부 등 예하부대에 정보를 내려주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는 새로운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김종태 전 기무사령관이 2010년 8월 제2함대에서 열린 해군 행사에서 발언한 내용이 적힌 문서를 본지에 공개한 것. 



이 대표는 지난해 2-3월께 익명의 정보원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전해들었다. 이후 1년 동안 관련 기록을 찾기 위해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전국을 돌아다녔다. 결국 이같은 사실이 적혀있는 해군 기록을 입수했고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사람들로부터 증언도 얻어냈다.

이 전 대표는 “국가 안보와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고도 예하 부대로 전파하지 않은 합참은 명백한 전투준비태만이다. 정보 전달을 받지 못하고 평시 경계를 한 해군은 잘못이 없는데도 합참은 해군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이러다보니 천안함46용사는 졸다가 어뢰를 맞은 패잔병 취급을 받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또한 당시 2함대사령부가 서해상에서 비상경계태세가 아닌 평시경계태세 중이었던 이유도 합참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2009년 12월 대청해전 승리 이후 2함대사령부에서 해상전술회의가 열렸다. 당시 북한이 해상도발에서 모두 패했으니 다른 도발을 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해안포나 잠수함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런데 2010년 1월13일 특이동향이 없으니 대잠경계태세를 해제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며 “그런데 천안함 조사를 담당했던 감사원은 2함대에게 당시 평시경계 근무를 하고 있던 것이 죄라고 덮어 씌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합참의 말 한마디만 있었으면 (천안함 46용사는)살았을 것이다. P-3C 대잠 초계기나 대잠 소나를 갖춘 링스 헬기등을 불러 대비태세를 갖추든 아니면 15노트이상으로 기동해 회피기동을 하든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 전 대표의 소원은 소박하다. 훗날 먼저 세상을 떠난 처남을 만나 “너 때문에 내가 엄청 고생했다”고 당당히 말하는 것. 그래서 “부끄럽지 않은 매형”이 되는 것. 그뿐 이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