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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불법 전단지 단속 현장 따라가 보니
유흥가가 몰려있는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일대. 반라의 아가씨 사진이 들어 있는 낯 뜨거운 문구의 불법 전단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대부분 성매매나 키스방같은 업소의 불법전단지로 거리를 도배하다 시피 하고 있다. 거의 쓰레기장을 방불할 정도로 인도를 비롯 심지어 차량 위에도 부려져 있다.

특히 환경미화원들이 활동하지 않는 밤에 집중적으로 뿌려져 학원을 마치고 나오는 학생들 보기에 민망하다. 게다가 거리는 물로 건물안 화장실을 비롯 복도에 까지 넘쳐난다.

지난 21일밤 강남구청 광고물 정비팀을 따라가 봤다.

불법 전단지를 뿌리는 이들과의 이들을 잡는 정비팀과의 숨바꼭질이 시작됐다. 몰래 뿌리고, 그들을 쫓아가는 구청직원과의 숨바꼭질이다.



퇴근하는 직장인들로 붐비는 오후 7시께 강남구 지하철 2호선 선릉역 인근. 네 명의 남성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강남구청 광고물 정비팀 박희수팀장을 비롯해 모두 16명의 팀원들이 4개조로 나뉘어 선릉역과 강남역 등 유흥지역에 나선다. 이들은 주로 퇴근시간에 맞춰 술집이나 퇴폐 마사지 전단지를 길에 뿌리거나 전봇대에 불법포스터를 부착하는 이들을 잡기 위해 신고도 받고 어떨땐 길목에서 잠복하며 긴 밤을 지새운다.



단속에 나선지 1시간 가량 지났을까. 박 팀장에게 연락이 왔다. 오토바이를 이용해 헬스클럽 포스터를 붙이는 현장을 적발했다는 내용이었다. 서둘러 이동한 현장에는 고등학생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얼굴의 두 명의 남성이 있었다. 오토바이에는 쉽게 포스터를 붙이기 위해 잘게 자른 청테이프가 곳곳에 붙어있었다. 단속반은 옥외광고법위반 사실을 통보하고 과태료 2만5000원을 부과했다. 전단지의 크기에 따라 과태료도 다르다. 명함형 전단지는 1건당 1만 5000원. 대형포스터는 2만 5000원. 플래카드는 25만원의 과태료가 각각 부과된다.

박 팀장은 “건전한 포스터 부착은 단속이 수월하다”며 “오토바이를 타고 가면서 길거리에 전단지를 뿌리는 경우는 거의 잡지 못한다”고 말했다. 빠른 속도로 골목골목을 이동하기 때문에 뿌리는 현장을 포착해도 쫓아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박 팀장은 “실제로는 보지 못했지만 음란 변태영업을 하는 업체들은 심지어 승용차 밑바닥에 구멍을 뚫어 전단지를 뿌린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이처럼 교묘한 수법으로 전단지를 뿌리는 것은 물론 단속요원들이 어느 곳에 있는지 망을 보는 사람들도 있어 단속하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팀장은 “매일 불법전단지 살포자들과 숨바꼭질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며 “불법 변태영업을 하는 키스방과 오피스방등을 단속해 뿌리 뽑지 않는 한 거리는 불법 전단지로 넘쳐 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상범기자/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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