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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우주는 하나가 아니다
인류의 우주론 핵심과 의미 일목요연

 <멀티 유니버스>(김영사. 2012)는 지금 이 순간에도 끝없이 팽창하거나 생성되고 있는 우주의 혁명적 변화를 거대한 통찰력으로 조망한 책이다. <엘러건트 유니버스>, <우주의 공간>으로 유명한 세계 물리학계의 스타 학자 브라이언 그린이 7년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이 책은 최첨단 우주의 실체와 현대물리학을 비교적 쉽게 풀어내고 있다. 

책은 먼저 고대부터 현재까지의 우주론에 대해 간단히 정리를 한다. 우주론은 우주의 기원과 발생, 그리고 우주 안에 존재하는 우리 인간의 존재와 미래의 모습을 연구하는 것이다. 이를 다루는 우주학은 최첨단의 수학과 논리학 물리학 등 모든 학문 분야들이 통합적으로 작용하여 완성되는 학문이다. 그리고 물질과 생명체의 존재에 관한 연구는 필연적으로 물질과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됨으로써, 자연과학뿐만 아니라 윤리ㆍ철학ㆍ의 학문 분야까지 확대된다. 이런 과학적 우주론의 발전은 크게 세 시기로 나누어진다.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가 제창한 이래 2000년 동안 정설로 인정받았던 천동설로부터 우주론의 역사는 시작된다. 철학 또는 종교와의 경계가 모호한 고대 우주론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에 의해 큰 변화를 겪고, 뉴턴의 중력이론에 의해 마침내 근대과학의 영역으로 편입되었다.

현대적인 의미의 우주론은 아인슈타인으로부터 시작되었고,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을 통해 아인슈타인은 정적인 우주에서의 시공간에 대한 인식과 시공간의 기하학적 특성을 밝혀 현대 우주론으로 향하는 문을 활짝 열었다. 하지만 절대지식으로 받아들여졌던 아인슈타인의 이론도 이후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에 의해 우주는 정적이지 않고 팽창함을 받아들이며, 비로소 빅뱅이론이 탄생하게 된다.

우리가 사는 우주가 태어나던 순간, 온도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이 치솟았고, 엄청난 에너지가 단 한 번의 폭발로 이 우주를 탄생시켰다. 빅뱅이 일어난 직후, 아주 짧은 순간 동안에 최초의 우주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팽창했다. 마치 거품처럼. 이 짧은 팽창의 순간 우리가 사는 우주의 기초가 형성되었고, 이때 팽창한 거품이 지금 우리를 둘러싼 우주를 형성했다.

이 빅뱅이론으로 우리는 단 하나의 우주라는 패러다임을 버림으로써 우리 앞에는 광대한 가능성(다중우주의 가능성)이 펼쳐지게 되었다. 그린은 이러한 혁명을 이 책을 통해 단지 이론적 가설이 아니라 물리학적 통찰과 실험적 증거들을 소개하며 우주의 숨겨진 실체, 즉 우리 우주 밖의 다른 우주의 실체를 밝혀내고 있다. 예를 들어 우주가 탄생하고 급팽창했을 때의 흔적을 담고 있는 하늘에 대한 연구(마이크로파 우주배경복사)와 메가버스, 중력이론과 양자역학을 통일한 끈이론의 증거 등이 그것이다.

우리가 보는 것은 진짜 우주의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우리의 우주가 정말 무한히 크다면 한 가지 이상한 논리가 성립된다. 무한한 크기의 우주에서 원자와 분자의 한정적인 배열은 어쩔 수 없이 반복되다가, 모든 경우의 수가 바닥나면 똑같은 가능성이 출현할 것이다. 이것은 우리와 비슷하거나 똑같은 존재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우주가 무한히 넓고 거품 같은 우주들을 수없이 만들어낸다면, 우리 몸과 지구에 존재하는 물질들을 형성하는 패턴이 수없이 반복되어, 지금 우리의 인생이 다중우주 어딘가에서 반복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 책은 다중우주를 앞세워 우리에게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그럼으로써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우리가 수많은 우주들 중 하나에 살고 있다면, 우주에서 우리의 입지와 중요성이 그만큼 줄어든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 우주적 기준에서 가치라는 것은 상대적인 희귀성과는 관련이 없다. 생명체가 태어나기에 적합한 환경(은하나 별이나 행성이 형성되는 따위의)이 우주에서 만들어지고 실제로 그 어느 곳에서 생명체가 태어나 오랜 시간 동안 진화가 가능해야 하고 마침내 고등의 지성을 가진 생명체가 생겨날 조건은 매우 까다로운 조건임에 분명하다. 우리 인간의 존재 자체가 우리 우주의 근본적인 비밀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가 되는 셈이다.

<멀티 유니버스는 다중우주 가설이 물리학이론에 필연적으로 도입된 과정과 그것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지식-고전역학,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초끈이론 등과 그 성과들-을 간단하면서도 명료하게 소개하고 있다. 즉 시간이 절대적인 것이라 믿었던 뉴턴의 물리학에서부터, 시간이 상대적이란 사실을 보여준 아인슈타인, 공간 또한 ‘얽힌 고리’ 같다는 것을 밝힌 양자론, 평범한 시공간 속에 다른 ‘차원’이 숨어있음을 주장하는 초끈이론까지를 망라하여 다루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물리학의 최대 난제인 ‘다중우주’에 관한 전문적이고 어려운 책이 아니라 인류의 우주론의 핵심과 의미를 일목요연하게 소개하는 교양과학 대중서라고 할 수 있다. 



[북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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