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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수능...재수 할까 말까? 전문가들 “신중한 결정 필요”
올해 수능을 치른 고3 A(19ㆍ 경기 부천시)군은 지난 주말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재수 학원에 들러 상담을 받았다. 중앙대 경영학과 등 서울 중상위권 3개 대학에 수시를 지원했지만 모두 낙방했기 때문. 언어와 외국어영역에서 평소 모의평가보다 등급이 한단계식 떨어지는 등 기대 이하의 성적을 받은 것이 원인이었다. 정시에서도 평소 염두에 두던 대학에 지원을 하기가 어려워진 상황. A군은 “내년에도 수능이 쉬울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상위권 친구들 중에선 벌써부터 재수를 결심한 애들도 있다”며 “우선 정시 지원을 해보겠지만 재수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물수능(쉬운 수능)’ 피해 수험생의 재수 행렬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까지 대부분의 대학이 수시 합격자를 발표를 마치고 낙방한 학생들이 나타나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하지만 입시 전문가들은 “섣부른 재수는 금물”이라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내년도 대학 모집인원이 줄어들고 서울대 등 주요 대학들이 수시 모집 인원을 늘리면서 재수생이 승부를 걸 정시 모집 인원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고3 학생 줄고 ‘쉬운 수능’…재수 결심↑ =2013학년도 수능을 치를 현재 고2 학생들은 67만7485명으로 올해 수능을 치른 고3 학생 67만1776명에 비해 4291명 적다.

또한 정부가 ‘EBS 연계율 70%’와 ‘각 영역별 만점자 비율 1%’를 내년도 입시에서도 계속해서 추진할 예정이라 2013학년도 수능도 올해 처럼 ‘쉬운 수능’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교과과정 개편 등의 외부 요인도 없어 재수생들에게 불이익이 될만한 변수도 적다.

이런 이유로 서울 강남구 등에 위치한 입시학원에는 학생들이 몰리고 있으며 일부 학원은 수백명에 달하는 재수 선행반 등록이 이미 마감이 임박한 상황이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대체적으로 상위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성적을 받은 경우 재수에 대한 의지가 높은 것 같다”며 “내년까지 이런 흐름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섣부른 재수 No!”…수시 확대ㆍ대학 모집인원↓=하지만 변수도 많다. 올해 수능 성적이 기대에 못미친다고 해서 섣불리 재수를 결심했다간 되레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우선 내년도 대학 모집인원이 올해보다 7000여명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1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전형위원회가 발표한 전국 200개 대학의 2013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내년도 총 모집인원은 37만5695명으로 2012학년도(38만2730명)보다 7035명 줄어든다. 고3 학생 감소 인원을 웃도는 수치다.

또한 서울대ㆍ중앙대가 내년도 입시에서 전체 모집인원의 80%를 수시로 선발하겠다고 밝히는 등 주요 대학들이 수시 선발 인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게다가 올해부터 시행되는 수시 미등록 충원이 내년도 입시에서는 더욱 강화돼 미등록 충원으로 추가 합격된 학생들도 정시 지원이 불가능해진다. 즉 수시에서 채우지 못해 정시 모집으로 이월되는 인원이 대폭 줄어든다. 그만큼 재수생이 승부를 걸 기회가 감소한다는 뜻이다.

유성룡 티치미 진학연구소장은 “아직 입시가 끝난 게 아니다”며 “재수를 신중히 결정해야 할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수능에서 나타났듯 아무리 수능이 쉬워도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결과는 알 수 없다”며 “재수를 해서 성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많기 때문에 섣부른 결정은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수진 기자@ssujin84>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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