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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레기 재분류로 번 800만원 선뜻 기부
며칠전 구세군의 자선 냄비 거리 모금에서 1억1000만원짜리 수표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연말연시를 따뜻하게 하기에 충분한 성금이었다.

최근 중구청에서도 금액은 작지만 사람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하는 일이 일어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구청 건물 청소를 담당하는 위생원들이 2년 동안 재활용품을 분리 수거한 수익금 800만원을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2012 따뜻한 겨울보내기 사업’에 기탁하기로 한 것.

화제의 주인공들은 김용화(42세) 반장을 포함한 10명의 위생원들. 이들은 매일 새벽 5시부터 퇴근할때까지 구청사 구석구석 청소를 한다. 일반 직원들 출근 전인 아침시간이 가장 분주하다. 800명에 가까운 인력이 근무하고 1000여명이 넘는 민원인이 방문하는 구청의 각종 쓰레기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분리 작업하는 구청의 숨은 일꾼들이다.

김용화 반장은 “처음에는 분리한 재활용품을 수거업체에 처분해도 액수얼마 안돼 신경을 쓰지 않았으나 원재료값 시세가 높아지면서 잘만 하면 돈이 되겠다는 생각에 각 부서에서 가져온 재활용품이 담긴 마대에서 빈병, 알루미늄캔, 플라스틱, 종이 등을 재분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구청 뒤편의 쓰레기 집하장에 쌓인 부서에서 나온 쓰레기들에서도 빈병이나 캔 등 재활용품을 분리했다. 대신 그만큼 여유가 생긴 종량제봉투에는 일반쓰레기를 더 채웠다.

이렇게 종량제봉투 사용량을 줄이고 재활용품 수거량을 늘려 예산 절감에도 기여했다. 총무과에 편성된 종량제쓰레기 봉투 1년치 구입비 700여만원중 많은 부분을 절감한 것. 김씨 등이 얼마나 종량제봉투를 아껴 썼는지 알 수 있다.

재활용품 수거량도 한달에 1t도 훨씬 안되던 것이 2t 가까이로 늘어났다. 매달 30~40만원 가까운 수익금이 모여갔다.


처음엔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다른 위생원들의 반발이 심했지만 김반장은 솔선수범하며 “재활용도 높이고 돈도 벌수 있지 않느냐”는 설득에 다들 동참했다.

이렇게 일한 결과 2년 동안 800만원이 생겼다. 그리고 이들에게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이들은 땀흘려 모은 돈을 연말에 나눠 가질까 생각하다 자신들 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따뜻한 겨울보내기 사업 성금으로 기탁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자신들도 어려운 비정규직인 대체인력과 공공근로자들도 선뜻 동의했다.

이들의 선행에 최창식 구청장은 “구청사에서 재활용품을 분리 수거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으나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예산을 절감하고 힘들게 모은 돈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선뜻 내놓은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위생원들의 힘들게 번 이 수익금은 오는 13일 중구청 광장에서 열리는 ‘2012 따뜻한 겨울보내기’모금때 기탁될 예정이다.

<이진용 기자 @wjstjf> 
/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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