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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달에 180만원... 강추위에 귀마개 입고...인천공항철도 참사
강추위 속에서 심야에 선로 동결방지 작업을 하던 근로자 5명이 인천공항철도 열차에 치여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이들은 살을 에는 추위를 피하기 위해 귀마개에 두터웃 옷을 입고 작업을 하다 고속으로 달려오는 열차를 미처 피하지 못했다.

9일 0시31분쯤 인천 계양역에서 1.3km 떨어진 지점에서 선로 동결방지 작업을 한던 이화춘(59) 씨등 근로자 5명이 숨졌다. 사망자는 이 씨를 비롯 백인기(55), 추성태(55), 정덕선(53), 정승일(43) 씨 등으로 코레일공항철도의 자회사인 코레일테크의 현업 근로자다. 또 함께 일하던 L(39)씨는 크게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다행히 선로 주변에 있던 다른 근로자 2명은 피해를 보지 않았다.

▶왜 이렇게 큰 사고가 됐나= 이날 서울과 인천의 영하 5도를 넘나 들었다. 날이 춥다 보니 사고를 당한 현업 인부들은 귀마개에 목도리, 두터운 웃옷을 입고 일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거동이 불편했다.

게다가 이들이 한 작업은 망치작업이었다. “깡~깡~” 철도 레일 위로 망치질을 하다 보니 멀리서 나는 “덜컹~덜컹~”하는 열차 소리가 들리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0시 5분께 서울역을 출발, 계양역을 지나 검암 쪽으로 향하던 마지막 열차(31575)는 대략 시속 80km/h~100km/h 사이. 초당 20m 가량 성큼 성큼 다가오는 열차였다. 인지를 했고, 고개를 돌리고, 열차 헤드라이트를 보고, 몸을 빠르게 움직여 피하는 데까지 시간이 부족했을 수밖에 없다. 열차가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열차는 시속 80km/h의 속도로 현업 근로자들 앞을 가로질렀다.

▶왜 마지막 열차도 지나가기 전에 작업장에 들어갔을까= 사고를 낸 열차는 0시 35분께 검암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레일테크 현업직원 5명은 0시 25분께 계양역에서 1.3km 떨어진 지점에 들어가 작업을 시작했다.

통상적으로 마지막 열차가 지나간 뒤 작업을 해왔지만, 이날은 뭔가 착오가 있었다. 공항철도 측은 막차가 계양역을 통과한 뒤에 작업하도록 작업 승인 시간을 사전에 0시50분으로 잡았다. 그러나 현업 근로자들이 미리 작업 구간에서 작업을 벌이다 변을 당했다.

경찰은 이들이 작업 승인이 나기 30여분 앞서 작업장에 들어간 점에 주목하고 현장 감독자를 찾아 당시 선로작업 진행과정과 작업 수칙 준수 여부를 조사 중이다.

▶밤샘 작업에 월 180만원...격앙된 가족들= 숨진 이 씨등은 코레일테크의 현업 근로자 신분. 회사 측은 "정직원은 아니다"라고 답할 뿐 이들의 처우등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이들 현업 근로자들은 야간근무만 하며 세금 등을 제외하고 한달에 180만원정도를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코레일테크는 사장의 경우 연봉이 1억원이 넘으며, 본사에 근무하는 정 직원들의 1인당 평균 연봉은 4000만원을 넘는다. 숨진 현업 직원들에게는 보너스나 특별상여금은 없었다. 박 사장이나 임원들이 성과금으로 3000만원 이상을 챙긴 것과는 대비된다.

유가족들은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에 격앙된 분위기를 보였다. 고 백인기씨의 유가족은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라며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흐느꼈다. 고 정승일씨의 유가족은 “밤을 새 일해도 이것 저것 떼면 한달에 180만원에 불과하다”며 고인이 된 동생을 불쌍해 했다.

인천=이인수ㆍ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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