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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전사가 전하는 “카다피의 마지막 날들”
"카다피는 뭘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

30년간 카다피의 개인 운전사로 일했던 후네이쉬 나스르는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의 마지막 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

카다피의 마지막 날들을 함께 지냈던 나스르는 26일 영국 가디언지와 인터뷰에서 “카다피 포위작전의 마지막 5일동안 전투가 치열했던 시르테 2구역에 머물렀다”며 “시민군을 피해 카다피와 이리저리 집을 옮겨다녀야 했다”고 말했다.

60대 중반의 나스르는 “그 당시 카다피는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고 회상했다.그는 “당시 카다피는 이상한 행동을 했다”며 “항상 창가에 서서 서쪽을 바라봤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선 두려운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나스르는 “카다피와 30년을 함께 했지만 신에 맹세컨데 그는 전혀 나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단지 상관이었고 나를 잘 대우해줬다”며 “보스(카다피)는 항상 나에게 좋은 사람이었다”고 덧붙였다. 나스르는 한달 급여로 800디나르(약 60만원)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사실 나스르는 카다피 부족 출신이다. 가디언은 그가 카다피 부족 출신이 아니었다면 카다피와 마지막 날을 함께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카다피의 마지막은 배신의 연속이었다. 나스르가 카다피와 재회한 지난 9월쯤 그의 곁에는 오직 4명의 수하만 있었다. 만수르 다오(리비아 인민수비대 사령관), 모함메드 파히마(카다피 새 운전사), 이제딘 알-쉬라(보안책임자), 압둘라 카미스 뿐이었다.

나스르는 “카다피는 그가 권력을 쥐어준 거의 모든 수하들에게 버림당했다”며 “그의 수하들은 카다피 정권 붕괴를 막을 수 없는 일로 여겼다”고 말했다.

나스르는 카다피가 시민군에 잡히는 순간에도 함께 있었다. 그는 그 순간을 “모든 것이 폭발하고 있었다”라고 표현하며 “시민군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카다피는 두려워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지만 카다피는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며 “30년간 이런 모습을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나스르는 “시민군이 다가오자 그는 항복하기 위해 손을 들었고 라이플총에 맞아 땅에 거꾸러졌다”고 그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카다피가 배수관에서 끌려나올 때 나스르는 공포에 질려 카다피를 흘끗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카다피의 곁을 지켰던 수하 중 살아남은 이는 나스르와 만수르 다오 둘 뿐이다. 시르테의 전투로 오른쪽 귀가 망가진 나스르는 질문을 듣기 위해 몸을 앞으로 눕히며 “(카다피 수하 중) 누가 살아있다면 어디에 있는지 그에게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민상식 인턴기자/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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