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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르웨이 ‘살인마’ 남긴 성명서 보니...‘경악’
북유럽 평화의 나라 노르웨이를 일대 충격에 빠뜨린 연쇄 테러 용의자인 안드레스 베링 브레이빅(32)은 자신의 행위가 잔혹했지만 필요했던 것이란 말로 범행을 시인했으며, 그는 범행 전에 1500쪽에 달하는 성명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태도에는 특히 참혹한 연쇄테러에 대한 반성이나 뉘우침 또는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을 찾아보기 어려운 반면, 테러행위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어 그를 조사하고 있는 경찰은 물론 노르웨이 국민 및 전세계인들을 경악하게 만들고 있다.

브레이빅은 특히 보수적 기독교인으로 극우주의에 경도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태가 북유럽을 포함해 유럽에서 일고 있는 일부 극우적 경향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는 지적이다. 그가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글들은 그가 이민정책에 반대하는 등 민족주의적이면서 반(反)이슬람적인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브레이빅의 변호를 맡고 있는 게이르 리페스타 변호인은 23일(현지시간) 현지 방송을 통해 브레이빅이 자신의 행위가 잔혹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필요한 것이었다는 말을 했다면서 그의 범행이 오랜 기간 계획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브레이빅은 25일 법정에 출두해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는데, 경찰에 따르면 노르웨이 테러법에 따라 기소된 브레이빅은 오슬로 정부청사 폭탄테러와 총기난사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최장 21년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 노르웨이 뉴스통신사 NTB 등은 브레이빅이 범행 전에 1500쪽에 달하는 성명서를 남겼다면서 성명서는 그가 적어도 지난 2009년 가을부터 범행을 계획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성명에는 특히 다문화주의와 이슬람 이민자에 대한 비판과 폭발물 입수 경위, 다수의 브레이빅 사진이 담겨 있다고 NTB는 전했다.

노르웨이 일간 닥블라데도 브레이빅이 경찰조사에서 앤드루 베르빅이란 가명으로 성명서를 냈다고 말했다면서 유투브에 올라왔다 삭제된 12분 분량의 동영상이 이 성명서의 요약분이라고 전했다. 이 동영상에는 이슬람과 마르크시즘, 다문화주의에 대한 장황한 비난으로 채워져 있으며 이날 늦게 유투브에서 삭제됐다.

노르웨이 언론매체들은 브레이빅이 그 동안 인터넷 사이트 등에 올린 글들을 토대로 볼 때 그는 기독교 근본주의자에 가까운 보수적 기독교인이라고 전했다. 주변에는 온라인 게임과 클래식 음악을 즐기는 평범한 금발의 젊은이로 알려져 있으나 속으로는 남몰래 테러를 구상해왔던 극우 민족주의자였던 셈이다.

그는 지난 2009년 채소 등을 재배하는 ‘지오팜’을 설립해 운영해왔으며 10여 년 전 가벼운 교통법규 위반으로 적발된 것 외에 별다른 범죄 경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격클럽에 총기를 몇 정 등록한 바 있고, 비밀결사 조직인 ‘프리 메이슨’ 회원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범죄단체나 극우단체와의 연계는 드러난 바 없다.

하지만 그는 이슬람과 노르웨이 정치현실에 매우 비판적인 우파 민족주의자로 그의 어릴 때 친구는 브레이빅이 20대 후반부터 민족주의에 빠진 것으로 알고 있으며, 온라인에 논쟁적인 글들을 자주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브레이빅은 자신을 보수적 기독교인이자 민족주의자라고 소개하고 노르웨이의 다(多)문화주의에 강력 반대해왔다. 그는 또 이슬람 비판 성향의 뉴스와 논평들을 다루는 노르웨이 국내 사이트인 ‘도쿠멘트(Document.no)’에 많은 글을 썼는데 “언론이 이슬람을 제대로 비판하지 못한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 게시물에서 그는 “오늘날의 정치는 더이상 자본주의 대 사회주의 구도가 아니라 민족주의와 국제주의 간의 싸움”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신은 민족주의자들의 사고방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포용적인 이민정책에도 반대해왔다.

브레이빅이 스웨덴 신나치 인터넷 포럼 회원이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극우세력 활동을 모니터하는 스웨덴 스톡홀름 소재 `엑스포 재단‘(Expo foudation)’ 미카엘 에그먼 조사원은 “브레이빅의 이메일 주소를 지닌 필명이 2009년 신나치 인터넷 포럼에 프로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노르웨이 경찰에 따르면 이번 집권 노동당의 청소년 여름캠프 총기테러 및 정부청사 폭탄테러와 관련, 사망자 수가 최악에는 98명으로 늘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아직 4~5명의 실종자가 있는 상태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경찰이 공식 발표한 사망자 수는 수도 오슬로 인근 우토야섬에서 발생한 청소년 캠프 총기테러에서 85명, 이 사건 발생 두 시간 전쯤 발생한 오슬로의 정부 청사 폭탄테러에서 7명 등 모두 92명으로, 북유럽 최악의 테러사건으로 기록됐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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