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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폴트 위기 일단 넘겼지만…그리스의 앞날은
게오르게 파판드레우(59) 그리스 총리는 29일 실시된 긴축안 표결에 앞서 “우리는 지금 변화와 재앙의 두 갈림길에 놓여있다. 그러나 우리는 백기를 들고 쓰러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변화의 역사적인 순간에 있다.”라고 말했다. 운명의 기로에 선 그리스를 구하자는 이야기지만, 본인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리스 의회에서 재정긴축안은 155표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로 인해 그리스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일단 넘겼고, 조기 총선설까지 제기됐던 파판드레우 총리 역시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파판드레우 총리에게는 여전히 전방위로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그리스 채무위기는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들에도 불똥이 튈 수 있어 글로벌 경기 회복에 커다란 타격을 입힐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번 긴축안 통과로 일단은 급한 불은 껐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있다. 


글로벌 경제 문제 뿐 아니라 파판드레우 총리는 그리스 내부적으로도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다. 긴축안을 반대하며 여러차례 격렬한 시위를 벌인 노동계를 어떻게 달랠 지가 관건이다.

지난 5월 18일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77%의 그리스 국민이 총리로서 파판드레우에게 신뢰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 4분의3이 파판드레우 정부의 정책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파판드레우 총리의 그리스 구하기는 유효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국민들의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고 리더로서의 카리스마와 자질 부족도 문제가 되고 있다. 결국 가문의 명성으로 정치적 기대감을 키워온 파판드레우 총리에게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파판드레우가(家)는 3대째 그리스 총리직을 맡으며, 반 세기 이상 그리스 정치를 지배해온 가문이다.

파판드레우 총리의 조부인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전 총리는 현대 그리스를 세운 개혁자, 부친인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스는 그리스 현대 정치사의 거목으로 각각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 둘 역시 국가 빚을 늘려놨다는 비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3차례나 총리직을 연임한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스 전 총리에게는 수십억을 빌려와 고용 보장 계획 등을 추진, 지금의 채무위기를 야기시켰다는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그리스의 작가이자 정치 해설가인 니코스 디모우는 “아들이 아버지의 죄값을 치르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파판드레우 총리는 그리스인들에게 ‘미국인 게오르게’로도 불린다. 미국 대학에서 강사와 교수를 역임한 부친 덕에 미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이는 반정부 인사들에게는 큰 약점으로 작용해, 반정부 집회 등에서는 파판드레우 총리에게 미국으로 돌아갈 것을 종용하기도 하기도 했다.

윤희진 기자/jj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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