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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도 아닌데…문방위에 다시 등장한 ‘점거의 흔적’
매 연말 예산정국 때나 볼 수 있었던 이불, 생수병, 일회용 음식용기 등 ‘점거의 흔적’이 이번 6월 임시국회 말미에 다시 등장했다.

한나라당의 KBS 수신료 인상안 기습처리에 대비, 지난 28일 밤늦게까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 위원장석을 점거했던 민주당은 밤새 소속 문방위원 및 당직자, 보좌진들을 회의실에 ‘스탠바이’시켰다.

29일 아침 일찍 당 관계자들은 취침때 사용했던 침구류 및 주변을 정리, 혹시나 모를 한나라당 문방위원들의 ‘기습 침입’에 대비했다. 민주당 문방위 소속 보좌진들도 오전 7시부터 소집령이 떨어져 속속 회의실로 집결했다.

회의실에서 잠을 청했던 한 의원은 “무더운 여름에 회의실에서 잠을 청하기란 여간 곤욕스러운 일이 아니다”며 “그래도 한나라당이 언제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경계를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이례적으로 문방위 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 겸 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일본 방문 중인 손학규 대표를 대신해 회의를 주재한 정동영 최고위원은 발언 모두에 “어제밤에 문방위원님들이 이 자리에서 담요를 깔고 주무셨는데 여덟분 모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달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KBS의 공정성이 훼손된 상황에서 민주당은 수신료 인상을 방조, 방치할 수 없는게 너무나 분명하다”며 “민주당이 있는 한 수신료 인상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의 (수신료 인상안) 날치기 처리 시도는 결국 KBS에 대해 환심을 사고 민주당이 물리적으로 문방위 회의실을 점거해서 KBS로부터 이간시키려고 하는 정치적 꼼수”라며 “인상안 처리는 7,8월 두달 동안 문방위 의원들 간에 합의한 뒤에 9월 정기국회에 처리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당대표실 도청 의혹과 관련, “어제 도청에 대한 유력한 제보를 받았고, (녹취록이) 민주당에서 나간 것이 아니라 제3의 이해당사자로부터 나갔다고 수사기관에 통보한 것”이라며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이 지금이라도 국민들 앞에 사과하고 녹취록의 출처를 하루속히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수신료 인상 추진은 국민적인 반대에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한 것은 국회의 수치이고 이 문제를 더욱 꼬이게 하는 것”이라며 “이 시점에서는 근본적으로 문제에 다시 천착해야 해결하는 것이 방도”라고 말했다.

한편 여야가 몸싸움방지법안에 잠정 합의한 지 하루만에 민주당이 회의실을 점거한 것을 두고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경원 기자 @wishamerry>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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