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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EA 비축유 방출 타이밍 논란...유가는 ‘글쎄’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전략 비축유 방출을 전격 결정했다. 그러나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는 시점에서 왜 이같은 결정을 내렸느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2주동안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6% 하락했고, 브렌트유는 12% 가량 떨어졌다.

▶타이밍 논란= IEA가 비상 방출을 결정한 것은 지난 1974년 창설 이래 세번째다. 지난 1991년 걸프전 당시 세계 원유수급 안정을 이유로, 또 2005년 미국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멕시코만 정유시설을 파손으로 인해 각각 비상 원유를 풀었다.

이번 비축유 방출은 리비아산 원유공급 차질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증산합의 실패에 따른 조치로, 유가를 안정시키고 주춤하는 글로벌 경제를 살리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냉담하다.

빈 소재 JBC에너지의 요한네스 베니니 이사는 “현재는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IEA는 공급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시장에 개입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DTN의 다린 뉴섬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비축유 방출은) 유가가 오르는 시점에서 했어야 할 일이며, 글로벌 수급이 여유가 없다는 주장은 있었지만 증거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리의 커트 칼 미국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도 “타이밍이 이상하다(odd)”면서 “가격이 떨어지기보다는 오를 때 결정했어야 했던 일이며, 지금은 스스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커트 칼 이코노미스트는 이같은 결정이 글로벌, 특히 미국 경제 후퇴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은)정책 수단이 고갈됐다”며 “금리는 제로 수준이며, 재정 운영능력은 제한됐으며, 유가는 소비지출을 위축시켰다. 결국 (비축유 방출 결정은) 이런 문제에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가 ‘다시 오른다’ vs ‘본격 하락’= 유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비축유 방출로 유가 하락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다시 오를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에너지 매니지먼트 협회의 애널리스트인 도미니크 치리첼라는 “IEA가 중앙은행 같은 역할을 하려고 하는 것 같다”라면서 “유가는 곧 80달러선까지 내려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IEA의 비축유 방출로 브랜드유 가격이 10~12달러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루오션 브로커리지의 칼 래리 애널리스트는 향후 유가가 하락하겠으나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는 원유를 기초로 한 경기 부양이라고 할 수 있다”며 “시장에서 브렌트유 109달러, WTI 90달러는 바닥권임이 증명됐다고 판단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가가 오히려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커트 칼 이코노미스트는 “OPEC이 공급을 줄이는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다” “자칫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익명의 한 걸프 OPEC 대표는 “유가가 150달러로 치솟은 것도 아닌데 이같은 IEA의 결정은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본다”라면서 “IEA가 미국과 함께 정치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윤희진 기자/jj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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