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시장의 위기가 대공황 때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경제전문 CNBC방송은 대도시 주택가격 지수를 발표하는 케이스-쉴러 지수를 인용해 지난 2006년 이후 미국 주택가격이 약 33% 하락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 1920년대 말 시작돼 1930년대에 절정에 달했던 대공황 때의 주택가격 하락률 31%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부동산 침체는 미국 경제가 실제로 회복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남기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이미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9.1%에 달하는 등 최근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가 부진하면서 경기회복이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감이 제기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 소재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데일스 선임 이코미스트는 “1분기 주택가격의 급격한 하락은 주택시장의 추락이 대공황 때보다 더 크고 빠른 수준이라는 점을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스-쉴러 지수에 따르면 미국의 주택가격은 지난 1분기에 1.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주택가격이 더블딥에 빠졌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데일스는 또 주택가격의 하락이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분기 말에는 가격 하락률이 다소 둔화됐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면서 “그러나 주택가격은 올해 추가로 3% 가량 하락할 전망이며 이에 따라 올해 전체로는 5%의 하락률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하락으로 인해 주택가격보다 더 많은 모기지 빚에 시달리는 주택 소유자들도 문제로 지적됐다. 데일스는 미국 주택 소유자의 23%가 이른바 ‘깡통주택’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윤희진 기자/jj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