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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골족 분노 폭발, 리틀 후진타오 후춘화 나섰건만
유목민과 광산개발업체 간의 싸움으로 끝날 줄 알았던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사태가 결국 민족갈등으로 터져 버렸다.

신장(新疆)위구르, 티베트(西藏) 등과 비교할 때 비교적 안정적인 소수민족 거주지로 꼽히던 네이멍구에서 몽골족의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 되면서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더욱이 중국에서 가장 민감한 정치 사건인 ‘6ㆍ4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중국 당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0일 네이멍구자치구 동북쪽 시린하오터시 일대에서 몽골족 유목민 모르건(莫日根)이 광산업체의 석탄채굴과 초원훼손에 항의하다 업체 직원이 모는 트럭에 깔려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다른 탄광지역에서도 항의 시위를 하던 유목민이 사망하면서 몽골족이 주축이 된 대규모 시위가 20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 정부는 피해자 유족에게 50만위안(약 850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고, 시멍시우주무치치의 서기를 면직하겠다며 발빠르게 대응했다. 하지만 광산 난개발과 초원 파괴에 생활기반이 무너지면서 쌓여왔던 분노가 한번 폭발한 몽골족 유목민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5일 2000여명의 대규모 시위에 이서 28일에도 수백명에 달하는 유목민과 학생들이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수십명이 체포됐다.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자 중국 정부는 준계엄령을 선포했다. 홍콩 밍바오(明報)에 따르면 현지 주요 도로와 광장에 경찰이 대거 배치됐으며, 휴대폰 인터넷이 차단됐다. 외출을 삼갈 것과 집회에 참석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가 현지 주민들의 휴대폰을 통해 계속 전달 되고 있다. 시내버스 운행도 중단됐으며 일부 학교는 휴교령 또는 긴급 시험을 시행했다. 현지 유목민은 “타 지역으로 나갈수는 있지만 들어올 수는 없는 계엄 상태”라고 전했다.

후춘화(胡春華) 네이멍구자치구 서기는 27일 시우치의 고등학교로 달려가 학생들과 교직원을 면담했다. 후 서기는 “이번 사건은 극랄하고 분노에 떨게 한다. 광산개발을 잘 처리해 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사람들을 설득했다.

이번 사태는 후진타오 주석 이후 차차기 정치리더로 떠오른 후춘화 서기의 정치 시험대이기도 하다. 그는 2009년 11월 말 46세에 불과한 나이에 당서기에 올라 정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후진타오(胡錦濤) 현 주석이 46세에 티베트 당서기를 맡은 뒤, 만 50세인 1992년에 정치국 상무위원이 됐던 것을 연상케 하면서 ‘리틀 후진타오’라는 별칭을 달게 됐다.

한편 해외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한 몽골족 사회학자는 30일 여러 국가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희생사 추모행사와 중국 정부의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행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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