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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충희 기자의 시승기>방향등 없이 차선변경땐 경고…도서관보다 조용한 실내공간
제네시스 BH380
“이번에 제네시스를 시승하면 더 이상 수입차가 좋다는 생각은 안 할 겁니다.”

현대차가 내놓은 신차를 경험할 때마다 무언가 부족하다며 투덜대던 기자에게 현대차 홍보실 지인이 자신 있게 말을 꺼냈다.

“정말 그럴까요?” 시큰둥하게 반문하고 이내 시승차량으로 몸을 돌렸다. 자동차 담당 기자가 되면서 꼭 타보고 싶었던 차가 제네시스였다. 수입차 업체 한 곳이 진행한 시승행사가 계기가 됐다.

자동차를 맡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2009년 가을,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업체의 시승행사에 우연히 참가했다. 여느 행사와 마찬가지로 그때도 오가는 차량이 드문 국도를 따라 시승차량이 일렬로 줄지어 달렸다. 한결같이 성능이 뛰어난 차량이어서 속도감과 코너링을 만끽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보기 드문 광경이 연출됐다. 시승차량 행렬 사이에 다른 차량이 끼어든 것이다. 차를 몰던 기자들이 그 차를 제치려고 속력을 올렸다. 하지만 만만치 않았다. 주행성능과 코너링 등에서 시승차량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그 차가 다름 아닌 제네시스였다. 이후 정말 타보고 싶은 차량 1순위에 자리 잡았다.

오랜 기다림 끝에 제네시스를 경험할 기회가 왔다. 더욱이 구형이 아니라 3.8ℓ 직분사(GDi) 엔진과 현대차 첫 8단 후륜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2012년형이라는 점에서 마음이 콩닥콩닥 뛰었다.


외모는 단정했고 품위가 있었다. 헤드램프 내 4개의 고휘도 LED는 고급스러움을, 19인치 합금 휠과 컨티넨털 타이어는 품격을 더하고 있었다. 이 중 컨티넨털 타이어는 현대차가 최초로 장착한 유럽산 타이어라는 점에서 제네시스의 완성도에 대한 의지가 엿보였다.

알칸타라 가죽시트 등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외부 디자인과 조화를 잘 이뤘다는 생각을 하면서 액셀러레이터에 발을 올렸다. 성능은 놀라웠다. 최고 334마력의 힘과 40.3㎏ㆍm의 최대토크를 뿜어내는 3.8ℓ 직분사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덕에 속도를 내기보다는 규정속도를 맞추는 것이 더 힘들었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노랑 차선을 넘으면 강한 진동과 함께 추가 가속을 방지하는 인텔리전트 액셀 페달을 비롯해 프리 세이프티 시트벨트, 급제동 경보 시스템 등 안전장비도 좋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탁월한 부분은 정숙성이었다. 주행 도중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소음측정기를 다운로드받아 수치를 확인하니 도서관보다 조용했다. 정지상태에서는 마치 엔진이 꺼진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시속 180㎞를 웃도는 초고속 주행 시 바람의 영향이 느껴졌고, 뒷좌석이 조금은 불편했다. 그러나 디자인과 성능, 안전사양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명품 수입차와 경쟁해도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욱이 4790만~6290만원인 BH380 가격까지 고려하면 경쟁력은 충분하지 않나 싶었다. 굳이 비교한다면 BMW 528i는 6790만원, 벤츠 E300은 697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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