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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난 창업…‘별걸’ 다 빌려주네
임대문화 확산 ‘트랜스슈머’ 등장

장난감·캠핑카·가발 등 주요 아이템

노인인구 증가 이동변기까지

이벤트성 물품일수록 성공률 높지만

회수비용·감가상각 등 고려해야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소유의 종말’이라는 저서를 통해 앞으로 임대문화의 시대가 도래한다고 예고했다.

미국의 부자들이 자동차를 소유하고 빌려 쓰며 선택의 폭을 넓히고, 세탁기 등 가구들을 굳이 사지 않고 임대로 사용해 이사 갈 때 많은 짐을 싸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우리 사회에서도 서서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제품을 소유하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합리적으로 대여해 사용하는 소비자를 뜻하는 ‘트랜스슈머(transsumer)’의 등장은 대여업을 향후 유망한 창업 아이템으로 자리매김시켰다.

▶가발, 화장실…안 빌려주는 게 없다=제품을 소유하는 대신 필요한 시기만큼만 빌려 쓰는 대여 개념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여성용 패션가발 전문점 ‘모양스타일가발’은 올해 초부터 50만~200만원 상당의 인모 통가발을 대여해주는 ‘카멜레온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과거 패션가발 대여는 5만원 이하의 중저가 인조모 가발 위주였지만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

이곳에서는 고객에게 50만원가량의 보증금 또는 예치금을 미리 받아둔다. 제품 대여 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보증금과 예치금 제도는 명품대여숍에서 파생한 아이디어다. 고객은 가발을 대여하기 위해서는 1회당 5만~6만원가량의 비용을 내며 일주일간 가발을 대여할 수 있다.

모양스타일가발은 로드숍과 숍인숍 형태로 창업할 수 있다. 로드숍 창업은 33㎡(10평) 기준 점포 구입비를 제외하고 인테리어와 초도 물품비를 포함해 6000만원가량의 창업비용이 든다.

숍인숍 매장은 매장을 대여해준다는 점에서 여타 창업 방법과 차이가 있다. 점포 구입비가 들지 않고 대신 가맹비와 교육비로 900만원가량의 투자금과 2000만원의 보증금을 본사에 내면 된다. 수익은 매출에 따른 20%가량의 수수료를 입점한 마트나 백화점에 낸다. 본사와 창업자는 1년 계약을 맺으며, 계약 해지 시 보증금을 되돌려 받는다.

최근 굳이 물건을 사지 않고 필요할 때만 대여해 쓰는 합리적인 소비 행태가 늘어나면서 한복, 캠핑카 등 다양한 방면에서 관련 대여업이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인모 패션가발 외에도 여성을 위한 대여숍으로는 명품대여숍이나 한복대여전문점 등도 각광을 받고 있다. 한복대여점의 경우 이미 성공한 사례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한복 대여 브랜드 ‘안근배 한복 대여’는 유명 연예인들이 즐겨 찾는 브랜드로 ‘슈퍼스타 K’의 한복 미션편을 협찬해 허각을 비롯한 참가자들에게 한복을 대여하기도 했다.

대여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최소 3주 전에 주문해야 하며, 2~3일간의 대여기간이 정해져 있다. 대여료는 상품별로 10만원 안팎이다.


노인 인구의 증가로 인한 실버용품 대여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4월 설립된 실버용품판매대여점 ‘이레나’는 심신 기능의 저하로 일상생활 영위가 힘든 장기요양보험대상자용 복지용구, 인체 기능 보조 및 교정을 도와주는 보장구 등 의료용품 등을 판매하며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동변기, 목욕의자 등을 비롯해 욕창예방 매트리스, 목욕리프트 등이 대여품목이다. 핵심고객층은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자 중 복지용구 급여 제공 대상자 외에 540만명에 달하는 65세 이상 노인층이다.


서울시에서는 자치구별로 영유아 플라자를 운영하면서 장난감과 도서를 대여하고 있다. 영유아 플라자는 젊은 엄마들이 시간제로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시간제 보육시설, 아이들과 함께 놀이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체험놀이시설 등을 갖춘 종합보육센터.

현재 영유아 플라자는 강동, 강남, 서초, 노원, 도봉 등 18개 자치구에서 운영 중이며, 2011년까지 25개 자치구 모든 곳에 건립될 예정이다. 서울시 ‘보육 포털 서비스’에서 지역 영유아 플라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렌털 시장이 다양화하면서 여러 품목을 한자리에서 대여할 수 있는 공간도 생겨나고 있다. 종합렌털전문점 ‘렌탈OK’는 레저활동을 위한 대형 천막에서부터, 이동식 화장실, 사무 전시, 러닝머신까지 다양한 물품을 빌려준다. 이와 같은 사업의 창업을 위해서는 창고 겸 사무실로 활용할 수 있는 10평 규모의 매장이 필요하고 물품 이용이 편리한 1층이 적당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아울러 기념식 등을 위해 장소를 대여하는 사업 및 레저 인구 증가에 따른 캠핑카 대여사업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

▶대여가격은 제품 구매가의 10% 선으로=하지만 모든 사업이 그러하듯 대여업 창업에도 많은 부분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선 대여할 제품에 대한 사후 처리 즉, 회수와 감가상각에 대한 비용을 철저히 이용 약관에 담아야 한다.

또 고객이 제품을 구입하지 않고 대여하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에 동질의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함임을 감안해 적정한 대여가격을 책정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대여가격은 제품 구매가의 10%가량으로 책정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구입하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비싼 제품일수록 대여 성공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업계의 얘기다. 실생활에서 늘 필요한 물품보다는 이벤트에 사용되는 물품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 아울러 대여업도 일종의 서비스업이므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서비스 마인드로 무장해야 한다.

대여를 자주 하는 고객에게 일정한 인센티브 제도를 두어 운영하는 것이 좋으며, 대여했던 물품은 중고로 판매하는 것이 좋다. 예컨대 어린이 장난감이나 명품의류, 패션가발 등은 대여기간이 짧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수리한 이후에는 저렴한 값에 되팔 수도 있다.

하남현 기자/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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