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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상미 기자의 날아라 코스닭(1)>과연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입니까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이 국내에서 출판되자 마자 베스트셀러로 올랐습니다. 전 책으로는 못 보고 실제 강의를 동영상으로 봤는데요, 거기 보면 한 상황을 놓고 어느 선택이 더 옳은 것인가에 대한 열띤 토론이 펼쳐집니다.

어느 한쪽 입장으로 확실히 서기는 어려웠습니다. 거의 ‘니 말도 옳다, 그래 네 말도 옳구나’의 심정이었으니까요.

근데 전 최근 코스닥 기업설명회(IR) 몇 군데를 갔다가 이런 심정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A사는 말합니다.

이익을 내지 않는 기업은 존재할 가치가 없다구요.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도 좋지만 일단 흑자는 유지하면서 먹고 살 수 있어야 된다는 겁니다. 이익 안정성으로 경기 상황에 상관없이 버틸 수 있는 체력이 되어야 신규 사업을 진행하더라도 승산이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A사는 규모는 늘지 않지만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고, 배당도 꼬박꼬박 하고 있었습니다.

반면에 B사 최고경영자(CEO)라는 분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동안 어려움이 있더라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B사는 최근 2~3년 동안 매출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영업이익률이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과거 많은 기업들이 역사속으로 사라진 이유도 향후 먹거리에 대한 준비가 없었고, 주주가치 제고를 최고로 여겨 투자를 등한시했던 미국도 그래서 경제가 저 모양이 됐다고 열변을 토했습니다.

정의를 논하던 사례를 코스닥 기업과 연결시키면 너무 ‘오바’했다고 생각하실까요? 근데 저한텐 정의를 가름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제가 어느 회사가 좋은 회사인지를 판단해야, 투자자들에게도 전달할 수 있을테니까요.

결론은 아직 못 내렸습니다. 기업의 존재 가치가 이윤 추구에 있으니 A사의 말도 맞고, 코스닥 시장이 벤처의 꿈을 넘어 기업의 도약을 꿈 꿀 수 있는 곳임을 감안하면 B사도 제 길을 가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생각하기에는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입니까.

튼튼하게 알을 잘 낳는 코스‘닭’이 될지, 비실비실한 놈이 될지 그동안 ‘생생코스닥’을 취재하며 보고 들을 이야기들은 <날아라 코스닭>을 통해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혹시 또 압니까. 열정으로 잘 품어주면, 코스‘닭’이란 놈도 날게 될지.

<안상미 기자 @hugahn>

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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