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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객석의 비명은 끝나고…이젠 웃기거나 울리거나…
잔혹극에 고개 돌린 관객들…올 극장가 흥행코드는
장애인 야구단 다룬 ‘글러브’

이준익 역사극 ‘평양성’등

휴먼드라마·코미디가 주류

‘마이웨이’등 대작도 기대



“고마 해라…많이 묵었다 아이가.”

영화 ‘친구’에서 장동건의 대사가 딱 들어맞는 신묘년의 극장가다. 지난해 1년간 한국영화팬들은 피를 너무 봤다. 복수와 응징을 주제로 삼은 잔혹스릴러가 유행하면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게도,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도 스크린에서의 유혈극과 난도질에 대한 피로감이 역력하다. 이에 대한 반작용이 더해져 지난해 말부터는 눈물과 웃음을 자아내는 훈훈한 분위기의 착한 영화가 대세로 등장했다. 평단의 호의적인 평에도 불구하고 대작 ‘황해’의 흥행속도는 주춤하고, 슬랩스틱 코미디를 내세운 ‘라스트 갓파더’와 막판 감동의 눈물세례를 퍼붓는 ‘헬로우 고스트’가 선전하고 있다.

올 한 해 한국영화에선 감동을 내세운 휴먼드라마와 다양한 형식의 코미디가 극장가의 주류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설 연휴를 노린 영화들부터 눈물과 웃음이 범벅이다. 100억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 영화도 올해 주목해야 될 경향이다.

▶흥행감독들이 선사하는 눈물과 웃음

역시 흥행감독들이다. 반전을 원하는 극장가의 분위기를 알아챘다. 각각 ‘1000만 영화’로 한국영화사에 이정표를 세운 강우석과 이준익 두 감독이 설 차례상에 내놓을 장르는 스포츠 휴먼드라마와 역사 코미디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강우석 감독의 ‘글러브’는 퇴물 프로야구 선수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봉사활동 명을 받은 남자와 청각장애를 가진 고교 야구선수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7일 개봉하는 이준익 감독의 ‘평양성’은 역사코미디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황산벌’의 후속 격인 영화. 

전작이 신라 김유신과 백제 계백을 중심으로 삼국통일의 뒷얘기를 전했다면 ‘평양성’에선 고구려 패망과정을 소재 삼아 신라와 고구려의 장수가 지략대결에 나선다. 여기에 가세하는 김명민 주연의 ‘조선명탐정’은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비리 관료들의 음모를 파헤치는 조선 최초의 탐정을 주인공으로 했다. 역시 코미디다. 죽음으로 인해 사랑하는 이들과 이별한 자들의 사연을 전하는 장진 감독의 ‘로맨틱 헤븐’이나 야구선수 출신의 보험사 직원 이야기를 그리는 류승범 주연의 ‘인생은 아름다워’도 휴먼드라마에 웃음을 섞었다. 

지난해엔 윤정희와 윤여정, 나문희 등 관록의 중ㆍ노년배우들의 활약이 컸다. 올해에도 흐름은 이어질 예정. 강풀 만화 원작의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가난한 노년 남녀의 로맨스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이순재, 윤소정, 송재호, 김수미 등이 주연을 맡았다.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동명 드라마 원작의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엔 김갑수와 배종옥이 출연한다.


유혈낭자한 잔혹 스릴러의 유행에 대한 반작용으로 올 극장가에선 휴먼드라마와 다양한 코미디가 주류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강우석 감독의 신작 ‘글러브’(위)와 이준익 감독의 ‘평양성’(아래)
의 한 장면.


▶‘대작 러시’ 1000만 영화 탄생할까.

올해 한국영화계가 제작비로 쏟아붓는 돈은 사상 최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100억~300억원대의 블록버스터가 즐비하다. 각각 여름ㆍ겨울 성수기를 노리고 제작준비가 한창이다.

‘7광구’는 한국영화에 본격적인 3D시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받는 작품이다. 석유시추광구에서 사는 해저괴생물체와 인간의 사투를 그렸다. ‘의형제’의 장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전쟁영화 ‘고지전’과 오토바이 퀵 서비스맨의 도심 추격전을 그리는 ‘퀵’도 여름 시즌 출사표를 던졌다.

장동건, 오다기리 죠, 판빙빙 등 아시아 스타들이 출연하는 화려한 캐스팅이 돋보이는 강제규 감독의 신작 ‘마이 웨이’와 구한말 고종황제를 암살하려는 스파이들의 암약을 그린 ‘가비’도 대작 흥행경쟁에 가세했다.

이형석 기자/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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