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앱·홈페이지서 일부 국내외 패션 브랜드 검색 제한
국내 시장 점유율 늘리려는 알리…‘짝퉁’ 이슈 해소 필수과제
다음달 6일 ‘소비자 보호 강화’ 기자간담회 개최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어떤 항목도 찾을 수 없습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해외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블랙야크’를 검색하면 나오는 결과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1~2만원에 팔렸던 브랜드다. 가품 이슈에 몸살을 앓는 알리익스프레스가 부정적 이미지 개선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29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알리익스프레스 애플리케이션(앱)과 홈페이지에서는 일부 국내외 유명 패션 브랜드에 대한 검색이 차단된 상태다. 블랙야크를 비롯해 빈폴, 아이앱스튜디오 등 국내 브랜드와 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를 검색하면 ‘일치하는 상품이 없다’라는 문구만 뜬다. ‘블랙야크 잠바’, ‘블랙야크 자켓’ 등 특정 브랜드가 포함된 모든 것들이 검색이 제한된다. 일부 키워드를 정해 검색을 제한해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제품들은 국내 알리익스프레스 앱과 홈페이지를 통해서는 살 수 없게 됐다.
알리익스프레스는 2018년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사업을 꾸준히 확장하며 올해 8월 기준 이용자 수가 500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중국발(發) 가품 논란에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알리익스프레스가 우선 주요 제품들에 대해 검색을 제한하는 식으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특히, 블랙야크의 경우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화두에 오른 바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에게 “블랙야크 공식 홈페이지에서 한 패딩 제품을 12만9000원에 팔고 있는데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똑같은 제품을 2만6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다 중국에서 만드는 짝퉁 제품”이라고 지적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국내 국내 e-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배송시간 단축, 무료배송을 위한 투자를 집행한 알리익스프레스가 내년에는 물류센터까지 지으며 점유율을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용자수도 급증하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국내 최대 e-커머스 업체인 쿠팡의 한국인 입 사용자는 올해 10월 2846만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2896만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알리익스프레스 사용자수는 297만명에서 613만명으로 두 배로 늘었다.
다만 장기적으로 의미있는 점유율을 확보하려면 검색 제한 등 임시방편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전히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가품이 의심되는 제품이 버젓이 팔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국내 소비자들이 알리익스프레스를 이용하는 건 대부분은 ‘이렇게 싼데 한번 사보기나 하자’는 식의 호기심 때문이다. 제품에 대한 신뢰를 높이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점유율 확대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짝퉁 제품들을 일일이 찾기엔 물리적 한계가 있어 화제가 되는 제품들 중심으로 검색을 제한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할 때”라고 했다.
이에 대해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다음주 기자간담회를 기다려달라”고만 답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다음달 6일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