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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승 골프칼럼] (58) 한국선수들 LIV 골프에 진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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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상금을 앞세운 LIV 골프가 새로운 골프투어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포틀랜드의 경기 장면. [사진=LIV 골프]


최근 세계 골프계의 최고 화두는 LIV 골프 투어이다. 잔잔한 연못에 큰 메기 한 마리가 갑자기 나타나서 휘저으며 흙탕물을 일으키는데 아무도 막지 못하는 형국이다. LIV 골프가 오래 유지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은 점점 약해지고 더 많은 선수들이 참가를 고려하고 있어서 이제는 오히려 성공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세계의 골프계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 한국선수들은 바뀌는 영업환경에서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돈으로 미는 LIV 골프
연 초에 LIV 골프가 2조 6천억원을 투자하여 새로운 골프 투어를 시작한다고 발표했을 때 그 영향력이 현재와 같은 큰 충격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는 별로 없었다. 그러나 막상 LIV 골프가 6월 11일 첫 대회를 끝내고 미국에서 2차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자 PGA 투어와 DP월드투어(유러피언투어)는 크게 당황하며 흔들리고 있다. 지난 주 PGA 투어의 우승 상금이 17억원 이었는데 LIV 골프의 우승자 브랜던 그레이스는 3배가 넘는 52억원을 받았다. 또 4명씩 팀으로 경쟁하는 단체전의 우승 상금 10억원을 보너스로 받았으므로 3라운드 플레이에 62억원을 챙겨갔다. 2022년 메이저 대회 중 최고의 상금이었던 US 오픈 우승자가 41억원이었고, 디 오픈 우승 상금이 27억원으로 예상되는 것을 감안하면 LIV 골프의 상금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 수 있다. 더구나 LIV 골프는 48명만 출전하여 컷이 없고 3라운드만 치면 끝나는 가벼운 스케줄이며 꼴찌를 해도 1억5천만원을 받는다.

변화해야 하는 PGA 투어
PGA 투어는 LIV 골프의 공격에 대응하는 대책을 계속 발표하고 있다. 우선 LIV 골프에 출전한 PGA 투어 멤버 17명에게 PGA 투어 출전 금지를 발표했고, 대회 상금을 대폭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페덱스컵 파이널의 출전 숫자를 축소하여 컷을 없애고 PGA 투어 Q 스쿨에서 공동 5위까지의 선수들은 2부 투어를 거치지 않고 바로 PGA 투어 카드를 획득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LIV 골프의 등장이 PGA 투어 선수들에게 훨씬 유리한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소외된 한국 선수들
1차 대회에는 태국 5명, 일본 3명의 선수가 초대장을 받아 출전했는데 태국의 15세 소년 골퍼 찬타나누왓도 2억원 가까운 상금을 받았고, 2차 대회에는 일본 선수 4명이 한 팀으로 출전하여 20억원 이상의 상금을 받아갔다. 이런 상금 잔치에 아시아 골프의 강자인 한국 선수들이 한 명도 출전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납득하기 어렵다. LIV 골프는 인비테이셔널이므로 각 선수들에게 초대장을 보내는데 1차 대회 때 선수가 모자랐던 LIV 골프는 아시안 투어의 상금순위에 따라 초대장을 보냈다. 일부 한국 선수들이 그 초대장을 받고도 출전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들은 향후 PGA 투어 진출 때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했을 수도 있지만 그 판단은 옳지 않다. 아직 PGA 투어의 멤버가 아니라면 그들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포기하는 사이에 LIV 골프에 출전을 원하는 선수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으므로 이제는 초대장을 받기가 더 어려워졌다. 초대장을 받았던 선수들은 이제라도 LIV 투어 사무국에 출전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것이 현명하다.

LIV 골프로 가는 길
PGA 투어와 경쟁관계에 있는 LIV 골프는 아시안 투어를 파트너로 지정하여 출범하면서 향후 3900억원을 아시안 투어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으므로 상금도 큰 폭으로 증액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아시안투어의 가치는 훨씬 높아지고 향후 LIV 골프로 갈 수 있는 징검다리의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아시안투어 Q 스쿨에 더 많은 한국 선수들이 신청하여 일단 아시안 투어 카드를 확보하고 상금순위 경쟁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LIV 골프 출전의 길이 열릴 것이다. 프로 선수들은 각자가 개인사업자이므로 어느 대회에 참가하든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고 결과도 스스로 책임져야 하므로 의사결정 과정에서 누구의 간섭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바란다.

*골프 대디였던 필자는 미국 유학을 거쳐 골프 역사가, 대한골프협회의 국제심판, 선수 후원자, 대학 교수 등을 경험했다. 골프 역사서를 2권 저술했고 “박노승의 골프 타임리프” 라는 칼럼을 73회 동안 인기리에 연재 한 바 있으며 현재 시즌2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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