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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습과 피팅을 겸한 문상훈 USGTF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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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훈 USGTF 코리아 프로가 자신의 스튜디오인 골퍼러스에서 포즈를 취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스윙 메커니즘, 바디 피트니스, 클럽 피팅을 서로 섞고 융합하는 게 앞으로의 골프 교습의 형태가 아닐까요?”

골프 교습도 점차 고도한 기술력과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가운데 문상훈(36) 미국골프지도자연맹(USGFT)코리아 프로는 골프스미스를 수료해 클럽 피팅까지 척척 해내는 다재다능한 교습가다. 부산 금정구의 타석 2개에 클럽 피팅 장비를 갖춘 1대1 레슨 전문 골프스튜디오 골퍼러스는 그가 세 가지의 교습 요소를 섞고 실현하는 현장이다.

티칭 프로가 샷 시범을 보인 뒤에 골퍼의 스윙 자세를 몸으로 교정하는 옛 방식은 점차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클럽을 사러 가도 아무 브랜드나 스펙을 고르는 게 아니라 시타를 하고 자신의 스윙에 맞게 피팅한 뒤에 구매하는 트렌트가 자리잡았다.

골프 선수들은 샷 연습은 물론 웨이트 트레이닝과 스트레칭으로 몸의 균형과 다양한 골프 근육을 키우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샷을 할 때도 몇 백개의 볼을 무작정 치기만 하는 연습이 아니라 포터블 사이즈 거리측정기를 두고 샷을 한 뒤에 타출각, 입사각, 스핀량, 스매시팩터 등의 데이터를 보고 분석하는 프로도 늘고 있다.

문 프로는 비교적 늦게 골프를 시작한 것이 이처럼 다양한 골프 교습과 피팅의 커리어를 쌓은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며 집 근처 골프 연습장을 동경만 하던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야 처음 클럽을 잡았다. “사람들이 볼을 치는 모습을 보기만 하다가 골프를 시작해보니 그게 저의 천직 아닐까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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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훈 USGTF 프로는 미국의 SDGA를 수석 졸업했다.


대학 전공은 보건학이었으나 그의 모든 관심은 골프에 있었다. 그를 가르쳤던 코치는 의지를 꺾을 요량이었는지 ‘6개월 안에 80타를 깨면 진지하게 선수가 될 걸 검토하자’ 했는데 반년 만에 실제로 80타를 깼다. 하지만 선수가 되기에는 또래보다 너무 늦게 시작한 게 항상 걸림돌이었다.

전지 훈련을 가려 해도 동갑 선수들은 이미 프로가 되어 있고 그렇다고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주니어들과 함께 가자니 그것도 못할 일이었다. 결국 골프 선수로의 길은 접었으나 대신 티칭 프로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2012년 골프 교습 시스템이 갖춰진 미국 유학길에 나섰다.

2017년에 돌아올 때까지 꼬박 5년을 채워 미국에서 다양한 교습과 골프에의 숙련 과정을 거쳤다. 처음에는 미국에 사는 친구의 집에 머물면서 LA에서 아카데미를 찾았다. 그러다가 애리조나 리오세코 부치하먼 골프 스쿨을 찾았다. 부치 하먼은 2002년부터 지금까지 ‘미국 교습가들이 뽑은 미국 교습가 톱50’에서 11번 연속 1위에 오른 최고의 교습가다.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 더스틴 존슨, 애덤 스캇 등 당대의 세계 정상급 프로들을 길러낸 교습가다. 하지만 한국에서 온 티칭 프로 지망생이 부치 하먼을 만나기는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웠다. 대신 아카데미의 다른 프로에게서 배웠다. 미국에 간 지 1년만인 2013년11월에 현지에서 시험 삼아 본 USGTF에 합격해 자격증을 취득했다.

2014년에 우연히 LA 토렌스고교에서 골프를 잘 가르쳐 학생들을 버클리나 하버드에 장학생으로 보냈다는 프로의 이름을 들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티칭프로인 데릭 강이었는데 벤 호건 스윙 이론을 신봉하고 전파하는 교습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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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프로는 벤 호건 스윙이 자신의 레슨의 요체라고 말하면서 다운스윙에서 손이 이끄는 동작을 강조한다.


혈기왕성한 나이의 문 프로는 수소문 끝에 데릭 강을 만나 라운드를 했다. 문 프로는 처음에는 드라이버 샷 비거리 270~280미터를 치면서 압도했으나 비거리도 짧은 강 프로에게 완전히 박살났다. 후반 홀이 되니까 티샷마저 아웃오브바운즈(O.B.)가 나기 시작했다. 그날 이후 문 프로는 데릭 강의 수제자가 됐다. 스윙 이론에 눈을 뜨는 실마리를 얻은 것이다. 변함없이 일관된 스윙이 어떻게 나오는지 근본적으로 연구하게 됐다. 젊음과 힘으로 샷을 만들어내는 건 한계가 있다. 그것 외에 스윙 역학 자체에 파워의 원천이 있었다.

또한 골프 스윙이 동작과 함께 클럽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이해가 필요하다는 걸 깨닫고는 텍사스 오스틴의 클럽 피팅 아카데미 골프스미스를 찾아 연수를 받으면서 인증서를 받았다. 미국 생활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무렵 샌디에이고골프아카데미(SDGA, 이후 GAA로 바뀌었으나 2018년 모 대학의 부도로 지금은 소멸)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2018년 한국에 돌아와서는 부산 해운대 NC백화점에서 티칭 프로로 레슨을 시작했다. 마침 부산여대 겸임강사로 채용이 되면서 레슨과 강의를 병행할 수 있었다. 그런데 타석이 10개 있는 곳에서 프로가 여러 사람을 오가면서 짧게 한두 마디 던지는 이른바 ‘줄 레슨’은 하면 할수록 적성이 안 맞는다고 느꼈다. 한 사람을 가르쳐도 심도깊은 레슨을 하고 싶어서 이듬해인 2019년3월에 지금의 스튜디오인 골퍼러스를 오픈했다.

개인 레슨을 주로 하고 클럽 피팅은 레슨을 받는 골퍼의 요청에 의해서만 보완하는 방식으로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그게 소문이 나면서 이제는 창업 교육도 하고 양산, 울산에 피팅샵 분점으로 1, 2호점까지 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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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프로는 미국에서 골프스미스 등 다양한 자격증을 받았고 부산여대에 골프학 강의를 맡고 있다.


“제 성향에도 1대1로 깊이있게 하는 레슨이 효과가 높습니다. 최근에는 한 고객에게 스윙을 교정해 드렸는데 그러고나니 자연적으로 클럽이 몸에 안 맞아서 그것까지 피팅을 마쳤더니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요즘에는 그처럼 레슨과 피팅이 함께 이뤄질 때 효과가 높습니다.”

1대1 개인 레슨이 특기인지라 많은 사람을 가르치지는 못했지만 그는 골프교습을 시작했을 때부터 지키는 직업 윤리가 있다. ‘능력있는 교습가가 되고 좋은 교습가가 되자’는 것이다. “저에게 오는 사람은 어쨌든 골프에 문제점이 있어서 그걸 치료하러 오시는 거지요. 그리고 일부는 본인이 고치고 싶은 게 하나씩은 있습니다. 약점을 보완하다보면 어느새 스윙 교정이 됩니다. 즉각적인 처방이나 테크닉보다는 몸에 불편한 점이나 셋업을 고치면서 근본적인 교정을 할 수 있게 돕는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골퍼러스(Folf4Us)는 스튜디오의 상호이면서 ‘모두를 위한 골프’라는 자신의 철학을 담은 구호이기도 하다. 부드럽지만 때로는 강하게 힘의 밸런스를 맞춰가는 운동, 관절과 근육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건강한 골프를 하자는 게 그가 골프 교습가로서 살아가는 철학이다. “운동으로 골프를 하면 건강도 지키고 다른 골퍼들이 부러워하는 골퍼가 되실 수 있습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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