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박영우 기자] 창단 이후 팬들이 항상 염원하던 '서울 더비'가 성사됐다.

서울이랜드가 지난 27일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2라운드 송월 FC와의 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프로 데뷔 이후 득점이 없었던 이건희는 이날 프로 첫 골을 기록한 동시에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팀에 뒤늦게 합류한 한의권도 데뷔전에서 득점에 성공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많은 축구팬들이 이 경기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따로 있다. FA컵 대진표상 이날 경기의 승자가 3라운드에서 FC서울과 맞붙는데 서울E가 승리할 경우 역사상 첫 '서울 더비'가 성사되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기대감은 현실이 됐다. 전반 초반 송월 FC의 탄탄한 수비력과 골키퍼의 선방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전반 33분 이건희의 득점 이후 공격의 실마리가 풀리며 FA컵 3라운드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이제는 4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서울과 서울E의 '서울 더비'에 이목이 쏠린다. 서울E는 창단 이후 줄곧 더비를 성사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지난 6년간 승격을 하지 못하면서 이루어지지 못했다.

두 팀이 리그가 아닌 FA컵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정정용 감독 역시 "리그가 아닌 FA컵에서 먼저 더비가 성사돼 아쉬움도 있지만 역사의 시작이다"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서울E은 또 하나의 징크스를 깨야 하는 부담감도 있다. 바로 FA컵에서의 지독한 부진이다. FA컵에서 세미프로는 물론 대학팀에게 번번이 패하며 프로팀 채면을 구겼었다. 2016시즌 32강에서 성균관대에게 패했고 2017시즌과 2018시즌에는 3라운드(64강)에서 각각 K3리그 포천과 고려대학교에게 다음 라운드 진출권을 내줬다. 2019시즌 호남대를 꺾고 진출한 16강이 최고 성적이다.

만약 서울E가 서울 더비를 넘는다면, 재밌는 맞대결도 기다리고 있다. 청주FC와 강원FC 경기의 승자와 맞붙게 된다. 강원이 승리할 경우 서울E와 연이 깊은 김병수 감독, 조재완과 만날 가능성이 있다. 또다른 더비 경기로, 충분히 열기를 고조시킬 요소가 될 수 있다.

올 시즌 K리그2에서 선두를 달리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서울E가 FA컵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갈까.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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