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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 못한 올해의 코스닥 ‘라이징 스타’…내년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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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스타 21개사 평균수익률 시장수익률 하회
-대부분 반도체, 카메라 부품주…전방산업 부진 영향
-기술유출 혐의 임직원 기소된 톱텍 70%대 폭락
-IT기기 재고 수준 높아…내년에도 부품주 어려울 듯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한국거래소가 전도유망한 강소기업으로 선정한 코스닥 ‘라이징 스타’ 종목들이 올해 주식시장에서 크게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카메라 부품주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라이징 스타들은 최근 전방산업 침체와 실적 둔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가 여타 종목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5월 시장점유율 세계 3위 이내의 주력 제품을 보유한 기업 21개사를 올해의 라이징 스타로 선정했다. 한국거래소는 기술력과 성장성을 지닌 강소기업을 육성하고,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2009년부터 매년 라이징 스타를 선정하고 있다. 선정된 기업은 변경상장이나 추가상장 시 수수료를 면제받고, 기업설명회(IR) 개최나 기업분석보고서 발간을 지원받는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 3일부터 이달 20일까지 라이징 스타 기업 21개사의 평균 수익률은 -36.2%를 기록해 시장 수익률(-23.3%)을 크게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징 스타로 선정된 이후 주가가 오른 기업은 게임회사 더블유게임즈(0.3%)와 위성통신 안테나 업체 인텔리안테크(1.4%)뿐이었다. 나머지 19개사는 오히려 주가가 하락했다.

가장 큰 폭의 주가 하락률을 보인 라이징 스타는 톱텍(-71.9%)이었다. 디스플레이, 2차전지, 반도체 장비 등을 생산해 납품하는 기업이다. 연초 3만원을 웃돌던 주가는 7670원(12월 3일 종가기준)까지 떨어졌다. 톱텍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산업기술과 영업비밀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 등으로 임직원이 재판에 넘겨진 사실이 지난 달 29일 드러나 급락했고 결국 이달 4일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디스플레이 업황의 부진으로 주가가 줄곧 내림세를 걷던 상황에서 경영진의 법적 리스크까지 터지면서 ‘라이징 스타’ 간판도 힘을 쓰지 못했다.

이외에 주가 하락률이 컸던 기업들은 미래컴퍼니(-64.1%), 테스(-57.9%), 하이비젼시스템(-56.1%), 뉴파워프라즈마(-55.7%) 등 대부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카메라 관련 부품장비주들이었다. 이들 종목은 연초부터 업황을 둘러싸고 제기된 부정적 전망과 전방산업의 부진 여파로 실적과 주가 모두 하락세를 걸을 수밖에 없었다.

전문가들은 휴대폰과 가전, PC 등 정보기술(IT)기기 업체들의 재고 수준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국내 부품장비주들의 내년 전망도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실적과 주가 반등을 위해 전방산업의 개선을 기대하고 있는 코스닥 라이징 스타들로선 내년에도 힘든 한 해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원식 신영증권 연구원은 “새해를 앞둔 시점에 부품업체들의 전반적인 재고 상황이 증가한 점에 비춰볼 때 당분간 수급 상황이 부품업체들에게는 불리하게 전개될 것”이라며 “이는 부품 가격의 하락을 야기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에 굵직한 대형 스포츠 행사가 없는 점도 IT부품주에게는 아쉬운 부분이다. 이원식 연구원은 “올해에는 러시아 올림픽 개최 효과로 TV를 중심으로 IT 수요가 전년 대비 개선됐다”며 “그러나 내년에는 스포츠 이벤트 효과가 부재하다는 점이 IT 수요 개선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