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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9. 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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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몰리는데 지수는 하락…우울한 中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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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책 기대감에 신흥국 유입자금 45% 집중
경기지표 악화중…바닥확인 판단 아직 일러



중국증시에 글로벌 자금이 몰려 있지만, 주가지수는 하락하고 있다.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에도 중국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정부의 부양책의 윤곽이 드러날 때까지는 방향성에 대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3일 글로벌 펀드정보제공업체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 등에 따르면 지난 한 달 전세계에서 판매되고 있는 주식형펀드 중 신흥국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총 75억5500만달러(약 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기간 선진국 주식형펀드로부터 690억달러 이상이 유출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A주펀드와 홍콩 H주펀드에 지난 한 달 신흥국 증시를 향한 자금의 45%가량이 집중됐다.

이같은 자금유입은 중국 경기가 ‘바닥’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잇따라 발표되는 부진한 경기지표는 증시에 악재이지만, 이를 토대로 중국 정부가 강도 높은 경기 부양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문다솔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경제지표 악화로 인해 중국의 부양 기조가 더욱 강화될 수 있는 환경”이라며 “이는 미국 증시 급락이 진정되고 미국 외 국가의 경기 및 증시가 저점을 형성하고 있다는 기대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증시가 바닥을 확인했다는 판단을 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중국의 부진한 경기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신흥국 증시도 출렁이는 모습이 여전하다.

새해 첫날 상하이 종합지수가 1% 넘게 하락하고, 상승 출발했던 한국 코스피 비롯해 대만, 인도, 말레이시아 등 주요 아시아 신흥국 증시까지 급락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은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 2017년 5월 이후 19개월만에 최저치인 49.7을 기록했다는고 밝혔다. PMI는 신규 주문, 출하량, 생산, 재고, 고용 등에 관한 설문을 통해 경기 동향을 파악하는 지표로 50을 넘지 못하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자산을 중심으로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글로벌 투자 위험은 중국 경착률 우려로 신흥시장이 크게 조정을 받았던 지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올해 중국 경기부양책 효과가 가시화하고 선진국 경기모멘텀이 반등하기 전까지는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준선 기자/hum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