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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섭 ‘샹그릴라 군사외교’…韓日 ‘초계기 갈등’ 봉합 수순
3년 6개월 만 韓日 국방회담 “안보협력 중요”
韓美日, 연내 北미사일 정보 실시간 공유 가동
韓美, 北 위성운반로켓 잔해 공동조사 실시키로
이종섭 국방부장관은 4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계기에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대신과 양자회담을 개최하고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기 위한 한일·한미일 안보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국방부 제공]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무대에서 활발한 군사외교를 이어가고 있다.

싱가포르를 방문중인 이 장관은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 독일, 캐나다, 네덜란드, 유럽연합(EU) 등과 양자회담과 다자회의 일정 등을 소화중이다.

▶韓日 ‘초계기 갈등’ 재발방지 초점=이 장관은 4일(현지시간)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과 한일 국방장관회담을 가졌다.

한일 국방장관의 양자회담은 지난 2019년 11월 당시 정경두 장관과 고노 다로 방위상 이후 3년 6개월여 만이다.

이 장관과 하마다 방위상은 이날 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기 위한 한일·한미일 안보협력 중요성에 공감했다고 국방부가 전했다.

북한이 지난달 31일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한 신형 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을 쏘아 올린 데 대해서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일체의 발사를 금지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중대한 위반행위로 이를 강력 규탄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억제와 대응을 위해 한일·한미일 안보협력을 더욱 진전시키고 한일 국방당국 간 신뢰를 구축하면서 다양한 수준에서 교류협력 증진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이 장관과 하마다 방위상은 양국 간 이른바 ‘초계기 갈등’과 관련 재발방지에 초점을 두고 해결해나가기로 합의하며 봉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와 관련 이 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며 “실무협의부터 시작해 해결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초계기 갈등은 일본이 지난 2018년 12월 한국 해군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 P-1을 겨냥해 화기관제용 레이더를 가동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한국은 동해에서 조난당한 북한 어선을 수색중이던 광개토대왕함을 오히려 일본 초계기가 저공 위협비행했다는 입장으로 맞서왔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 국방 당국의 입장은 현재도 변함이 없다”면서도 “일단 양측 입장을 그대로 두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 나가는 것으로 합의됐다”고 전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 차원에서 한일관계 정상화가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하고 양국관계를 발전시키고 합의한 만큼 양국 국방당국도 안보협력을 한층 증진하겠다는 의지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종섭 국방부장관(맨 오른쪽)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가운데),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은 3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을 개최했다. [국방부 제공]

이와 함께 이 장관은 전날에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하마다 방위상과 함께 한미일 3국 국방장관회담을 갖고 북한 미사일 탐지·평가 역량 증진을 위해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를 올해 안으로 가동하기로 했다.

한미일이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 가동의 구체적인 시기를 못박은 것은 처음이다.

이와 관련 이 장관은 “북한 미사일 경고 정보 실시간 공유를 위해 현재 한미 간, 그리고 미일 간 운영중에 있는 정보공유체계를 서로 연동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미 간, 미일 간에는 실시간 경보 정보 공유체계가 가동되고 있지만 한국군과 일본 자위대 간에는 이러한 체계가 없어 미국을 거쳐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한미일 국방장관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규탄하고 3자 협력 증진과 함께 국제사회와 협력해 단호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도 확인했다.

또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미일 3국 대응태세를 강화하고 대잠전 훈련과 해상미사일 방어훈련 등을 정례화한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이종섭 국방부장관은 3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오른쪽)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국방부 제공]

▶韓中 “상호존중과 호혜 바탕 양국관계 발전”=이 장관은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 앞서 오스틴 장관과 한미 국방장관회담도 약식으로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양 장관은 한국군이 서해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서 식별하고 인양을 시도중인 북한 위성운반로켓 잔해와 관련 인양 뒤 공동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한미는 지난 2012년 12월 북한 장거리로켓 은하 3호 잔해를 인수했을 때도 한국 측의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민간전문가, 미 측의 옛 소련과 이란 미사일 분석 전문가 등이 참여한 공동조사단을 꾸린 전례가 있다.

아울러 이 장관은 같은 날 리상푸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최근 한반도와 역내 안보정세, 그리고 양국 국방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상호 관심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회담은 리 부장의 지난 3월 취임 후 처음이자 지난해 11월 제9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 계기 이후 약 6개월 만의 한중 국방장관회담이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지속적 도발은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안정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임을 강조하면서 북한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안정 실현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이 장관은 리 부장과 회담 뒤 기자들과 만나 “상당히 의미 있고 건설적인 대화가 있었다”며 “상호존중과 호혜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건설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소개했다.

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강조했고, 중국도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3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발표자로 참가해 연설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EU “韓과 우크라 탄약 논의”…국방부 “사실 아냐”=이밖에 이 장관은 샹그릴라 대화 계기에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를 비롯해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과 애니타 애넌드 캐나다 국방장관, 카샤 올롱그렌 네덜란드 국방장관 등과도 만나 잇단 양자회담을 가졌다.

특히 보렐 대표는 이 장관과 회담 뒤 트위터를 통해 “좋은 회담을 했다”면서 “북한의 계속된 도발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탄약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혀 한때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이 장관과 보렐 대표 간 우크라이나 탄약 지원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국방부는 이어 “EU 측에서 우크라이나의 대러시아 상황 개선을 위해 다양한 무기체계와 기타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그중 탄약이 중요하다는 일방적 입장 표명만 있었다”며 “우크라이나 탄약 지원은 논의의 대상이 아니어서 더 이상의 대화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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