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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시각] 사고로 사고 덮는 이런 軍을 믿을 수 있을까

“감염병으로 작전을 중단하고 전원 회항한 초유의 대리운전 귀환 작전” “세계 해군 역사상 치욕적인 기록”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국가적 수치”, “초라하고 무기력한 철수”.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 속 ‘NO 백신’ 상태로 아프리카에 파병됐던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400t급)의 조기 복귀를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하다. 물론 비판의 대상이 이역만리에서 우리 국민의 생명 및 재산 보호와 국제해양안보를 위해 헌신하다 불의의 사태에 직면하게 된 청해부대 장병 개개인이 돼서는 안 된다. 국민과 정치권의 질책도 장병 개개인이 아닌 군 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과 서욱 국방부 장관과 원인철 합참의장,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등 주로 군 수뇌부를 향하고 있다. 전투나 테러도 아닌 집단감염으로 중도에 작전을 중단하고 조기 복귀한 청해부대 집단감염 사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문무대왕함 전체 승조원 301명 가운데 82.1%인 24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작전 불능 상태에 빠진 것은 전시였다면 궤멸에 다름 아니다.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군 당국의 태도다. 국방부는 애초 청해부대가 군 백신 접종 시작 전 출항했고, 이상 반응 대처가 어려우며, 냉동시설 등 보관이 제한된다는 등의 이유를 나열해가며 NO 백신 비판에 유감을 표명하기까지 했다. 서 장관은 첫 확진자가 발생하고 닷새나 지난 20일에야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청해부대 장병과 가족, 국민께 사과하고 고개숙였다. 그나마 문 대통령이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 “군이 안이하게 대처했다”고 언급한 뒤 나온 사과였다. 백신 접종 노력이 부족했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등 떠밀려 나온 진정성이 결여된 사과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 까닭이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서 장관은 취임 1년도 안 돼 벌써 6번이나 대국민사과를 했다. 오리발 귀순 경계 실패, 부실 급식·과잉 방역 논란, 공군 여중사 성추행 사망 사건 등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메가톤급 이슈 때마다 고개를 숙이곤 했다. 군 안팎에선 ‘사과 장관’ ‘송구 장관’이란 국방부 수장을 희화화한 말이 공공연히 회자된다.

대형 악재가 이전의 대형 악재를 덮는 형국인데 이전에 벌어졌던 사안들이 제대로 수습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부실 급식 논란의 불을 지핀 페이스북 커뮤니티에는 요즘도 하루가 멀다 하고 군내 부조리 제보가 줄을 잇는다. 군의 조직적 은폐·축소·회유의 민낯을 드러낸 여중사 성추행 사망 사건 중간조사결과는 유족의 분노와 실망을 샀다. 국민과 언론의 관심이 청해부대로 옮긴 사이 군 당국이 올바른 처방을 내릴지 의구심이 드는 것은 지나친 걸까.

유감스럽게도 청해부대 집단감염 사태에 대처하는 군 당국의 행태를 보면 이 같은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국방부와 합참은 20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청해부대 장병들을 귀국시킨 ‘오아시스 작전’에 대해 “최단기간 임무를 달성한 최초의 해외 의무 후송 사례”라고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박인호 공군참모총장은 청해부대 장병 귀국 현장에서 엄지를 올리는 모습이 포착돼 구설에 올랐다. 군 당국의 인식은 아직도 국민 눈높이에 모자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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