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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과 ‘친선강화’ 애쓰는 北...美와는 ‘계산된 거리두기’ 행보
김정은·시진핑 상호 방문 기념
이례적 北中 공동좌담회 마련
北, 몸값 올려 美와 대화 준비
美 “외교 열려있다” 입장 유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전원회의를 마친 뒤 당 중앙위원회 간부들과 국무위원회 연주단 공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했다. 이날 공연에는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붉은 원)도 참석했으며, 김 위원장 왼쪽 뒤편에 자리했다. 조선중앙TV 화면이다. [연합]

북한의 국제정세에 대한 판단과 대응전략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정리한 대외전략은 미국과는 본격적인 대화 또는 대결에 앞서 협상력을 끌어올리고, 중국과는 전통적 우호관계와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미국과는 ‘밀당’, 중국과는 ‘밀월’을 추구하는 셈이다.

북중 양국은 최근 친선 강화에 각별한 공을 기울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 3주년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 2주년을 기념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가 공동좌담회를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중조(북중) 친선은 대를 이어 계승되고 영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는 “조중 친선관계를 귀중히 여기며 그 위력으로 사회주의 위업을 활력 있게 전진시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인민의 일관한 입장”이라고 화답했다. 북중 양국이 최고지도자 상호 방문을 고리로 공동좌담회를 가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과 중국은 앞서 21일에는 시 주석의 방북 2주년을 맞아 리 대사와 리진쥔(李進軍) 북한주재 중국대사의 기고문을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나란히 게재하기도 했다. 북중 대사가 양국 당 기관지에 기고문을 교차해 실은 것 역시 이례적이다.

같은 날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에서는 시 주석 방북 2주년 기념 사진전시회도 열렸다. 김성남 당 국제부장 등이 참석한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북한의 첫 대면외교였다. 일련의 흐름을 볼 때 내달 중국 공산당 100주년 기념행사 계기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의 방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북한은 미국에 대해서는 계산된 거리두기 행보를 펼치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이 대결과 함께 대화를 언급해 북미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지만 김여정 당 부부장이 ‘잘못된 기대’라고 일축하면서 분위기는 다시 급랭했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한국을 찾은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의 조건 없는 만남 제안과 미국 측의 보다 분명한 대화 의지 표명 촉구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김 부부장의 담화를 북미대결 선언이나 전면적인 대화 거부라고 볼 수는 없다.

미국은 북한과 외교에 열려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김 부부장의 담화를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핵프로그램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과 원칙있는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계속돼 있다”며 “북한이 우리의 접촉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계속 희망한다”고 밝혔다. 성 김 대표 역시 전날 김 부부장의 담화 발표 뒤 한국 측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화를 거부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가 안팎에선 북한이 향후 미국과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몸값을 올리려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소식통은 “북한은 코로나19 대응과 경제회복, 식량난 극복, 민심수습 등 내부 문제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내부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때까지 중국과 관계를 강화하고 담화 등을 통해 대미협상력을 끌어올리면서 미국과 협상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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