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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시, 천연기념물 서식지 인접지역에 닥터헬기 계류장 설치 ‘논란’
월례근린공원에 닥터헬기 계류장 이전 추진
저어새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서식지 승기천에서 불과 100여 m 떨어져
천연기념불 보호 대책 우려 여론 확산
인천 연수구·연수구의회·인근 주민들 소음 및 환경 문제 거론 반대 입장
인천시, 반대 여론에도 일방적 추진 강행… 최근 용역 발주
닥터헬기[인천시 제공]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광역시가 ‘하늘위 응급실’로 불리우는 탁터헬기 계류장 이전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장소 인근이 조류번식지와 가까워 천연기념물 저어새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민원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인천시는 최근 닥터헬기 계류장 설치를 위한 용역을 발주한 상태이지만,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저어새 등이 서식하는 승기천은 닥터헬기 설치 장소와 인접해 있어 천연기념물 보호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닥터헬기 설치 장소는 이미 아파트 밀집지역 인근 주민들이 소음 등의 문제로 설치 추진을 철회해 달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고 인천 연수구와 연수구의회에서도 반대하고 있는데도 인천시는 용역 발주 등 일방적 추진을 강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민원인과 인천 연수구 등에 따르면 인천 닥터헬기 계류장 이전 설치 장소 추진과 관련, 인천시를 상대로 한 승기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저어새(천연기념물 205-1호) 등의 보호대책 강구 요구를 위한 진정서를 지난 2일 환경부에 제출하고 철저한 조사를 요청했다.

인천시는 닥터헬기 계류장 설치 장소를 지난 2021년 기존 부평구 일신동에서 남동구 월례근린공원으로 이전하기로 하고 최근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용역 결과는 오는 12월에 나올 예정이다.

그러나 닥터헬기 계류장이 설치될 월례근린공원(인천시 남동구 고잔동 627-1)은 승기천(6km)과 불과 100여 m 정도 인접해 있고 다중이 운집하는 대형마트 및 역세권 인접지역이다. 월례근린공원과 가까운 승기천은 매년 봄과 여름이면 찾아오는 저어새 등 각종 철새들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승기천, 저어새·왜가리·중대백로·괭이갈매기 등 다양한 철새 서식지

남동유수지 승기천에는 저어새를 비롯해 왜가리, 중대백로, 괭이갈매기 등 다양한 철새들이 찾아오고 있는 곳으로 소개되고 있다.

저어새는 개체수가 많지 않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로 보호를 받고 있다. 매년 아기 저어새의 80%가 인천 등 서해안에서 태어나고 있다.

이처럼 저어새의 서식지 승기천과 가까운 월례근린공원에 인천시는 닥터헬기 계류장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 조류번식지 승기천에 있는 저어새들.[민원인 제공]

또한 인천시는 지난 2021년 6월 닥터헬기 계류장으로 월례근린공원 선정을 했지만, 선정에 대한 근거도 없다는 것이 민원인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닥터헬기 계류장 설치와 인근 주민 재산권 침해 등의 우려가 있다며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또 지난 2022년 실시한 닥터헬기 소음도 측정은 연수구 주민 참여하에 진행됐다고 했지만, 측정 결과가 소음 피해 대책 수립 기준에 적용되지 않은 듯 하면서도 주민 불편 감소를 위해 방음벽을 설치해 운영한다 것이 인천시의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닥터헬기 계류장이 설치될 월례근린공원은 남동구에 있지만, 주거지역으로 보면 연수구와 더 가깝다.

가뜩이나 차량 통행 소음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연수2동 우성·한양·대우삼환 등 7000여 세대의 아파트 주민들은 주거단지 밀집지역과 200여 m 떨어져 있는 월례근린공원에 닥터헬기 계류장이 설치될 경우 이·착륙시 소음과 진동이 더욱 극심해 질 수 있어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연수구는 국토부·인천시 노후계획도시정비 및 연수구 원도심(621만㎡) 활성화를 위해 25년(63단지 4만2004세개) 이상의 노후주택을 정비하는 ‘원도심 재생 NEW 마스터플랜’에도 역행하는 등 재산권에도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수구 원도심 정비사업에도 역행… 소음 등 환경 문제로 재산권 침해 우려 지적

인천 연수구는 “아파트 밀집 거주지역과 떨어져 소음피해가 적은 곳을 선택하는게 바람직하다”며 “주민 피해가 없고 지정병원인 길병원과 접근성이 적합한 계류장으로 이전을 추진하도록 강력히 건의한다”는 입장을 지난해 이미 밝힌 상태이다.

인천시 연수구의회에서도 헬기 소음을 비롯해 풍진 발생 부분이나 기상이 악화, 인근 연수지역에 불시착 할 경우를 대비(고려)해야 하는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고 인근 주민들이 달가워하지 않는 사업이라면서 닥터헬기 월례근린공원 이전 계획을 반대하는 결의문을 2년 전 채택하기도 했다.

닥터헬기는 지난 2021년 월례근린공원 총면적 3440㎡(1042평)에 16억5000만원을 들여 격납고와 계류장 설치를 오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는 이미 설계용역비 1억5000만원을 지난해 1차 추경 예산에 편성한 바 있다.

시는 지난 5월 2200만원을 들여 ‘응급의료 전용헬기 계류장 조성을 위한 남동국가산업단지 개발·실시계획 및 월례근린공원 조성 계획 변경 용역’에 착수했다.

그러나 소음조사 결과, 헬기 미운영 시 소음도와 헬기 이·착륙 시 최고 소음도가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왔다.

민원인은 “유정복 인천시장은 승기천 등 5대 하천을 자연생태 ‘생명의 강’으로 복원해 ‘명품 하천’으로 만들겠다고 하면서 인천의 대표 하천인 승기천과 가까운 월례근린공원에 닥터헬기 게류장을 설치하겠다는 발상은 ‘명품 하천’ 조성사업과 거리가 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욱이 승기천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저어새 등의 서식지인데도 불구하고 닥터헬기 계류장을 설치한다면, 천연기념물 보호가 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인천시 보건의료과 관계자는 “이미 발주한 용역에 저어새 등 천연기념물 보호 문제와 관련 사항들도 포함돼 있다”며 “오는 12월 용역 결과가 나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 환경안전과 관계자는 “저어새를 비롯한 철새들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요청할 것”이라며 “우리 부서에서도 저어새를 비롯한 철새들에 대한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9월 도입해 운항을 시작한 닥터헬기는 인천시청 운동장, 문학야구장, 소방서주차장, 김포공항에 이어 2017년부터 부평구 일신동 항공부대를 임시 계류장으로 사용해 왔다.

부평구 일신동 항공부대가 이전함에 따라 인천시는 닥터헬기 계류장 이전 설치를 추진하게 됐다.

닥터헬기는 현재 가천대 길병원에서 위탁받아 운영 중에 있으며 인천 옹진군 내 섬 주민들 가운데 발생하는 응급환자를 신속하게 이송하기 위해 유사시 출동하고 있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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