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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로지옥3' 관희, 욕 먹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新캐릭터의 등장[서병기 연예톡톡]
‘관희’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주는 재미
빌런 관희와 할 말 다하는 하정의 티키타카
글로벌 TOP 10 TV쇼(비영어) 부문 4위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넷플릭스 데이팅 리얼리티쇼 '솔로지옥' 시즌3가 4~5회에서 본격적으로 흥미진진해졌다.

'솔로지옥' 시즌3는 시즌1,2와는 많이 달라졌다. 지난 19일 공개된 시즌3의 4~5화는 2개의 지옥도를 가동하고 이를 하나로 합쳐 솔로들이 진심을 더욱 솔직하게 드러내게 했다.

2개의 지옥도를 배치한 것은 관계에서 단조로움을 피하고 상황의 흐름을 좀 더 빨리 진행시키기 위함이다. 롱폼· 미드폼에서 숏폼으로 넘나드는 단계와도 비견된다.

'연프'(연애 예능 프로그램) 전체 차원에서 볼때, 이 같은 형식적 변화 외에도 내용과 '톤 앤 매너'가 크게 변했다. 더욱더 화끈하고 짜릿하게, 과감하게, 예측불가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설렘이 없어졌다. 대신 플로팅은 시도 때도 없을 정도로 치열하다.

자신을 소개하고 차분하게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설렘이 포착되는 기존 패턴들이 이젠 다 읽혀졌다. 참가자들은 '환승연애' '나는 솔로' '하트시그널' 등 수많은 기존 '연프'를 보면서 학습을 했다. 가방 들어주며 시작되는 단계별 진행은 이제 재미없다. 오히려 재미있고 긴장시켜 줄 존재가 필요하다.

그래서 자신을 포장해 공식화해나가는 과정을 따라가기보다는 솔직하고 리얼로 가 자연스럽게 '찐'을 보여주려고 한다. 역시 영리한 변화라고나 할까.

그렇다 보니 자신을 소개하고 상대를 알아가는 시간, 커플 성사전 꽁냥거리는 모습마저도 상당히 절제된다. 아예 이전과는 다른, 완벽하게 새로운 캐릭터도 등장한다. 그런 대표적인 출연자는 이관희다. 키가 크고 시원시원한 관희는 여성출연자에게 인기가 있지만 자신이 하고싶은 말만 한다. 욕 먹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캐릭터의 등장은 신선하기까지 하다. 과거에는 이런 캐릭터를 '비호감' '또라이'라고 했다. 여전히 그렇게 보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이제 그렇지만도 않다.

관희는 여성들의 기분을 맞춰주지 않는다. 데이트 초기에는 남성이 여성에게 좀 더 신경을 써야하건만 관희는 이를 아랑곳하지 않는다. 관희가 하정과 매칭에 성공해 천국도에 갔을때, 이들의 티키타카는 아슬아슬했다.

자고 일어난 하정이 "나 얼굴 부었지"라고 하자 관희가 "어제도 똑같이 부어있었어"라고 한다. 관희가 게임에 진 하정에게 자신의 침대 발 밑에서 자라고 할 때는 보는 사람이 화끈거릴 정도로 스릴이 넘쳤다. 다른 사람들을 보는 것이 놀이공원에서 천천히 도는 회전목마 정도를 타는 기분이라면, 관희를 보는 것는 현란한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이어 솔로들이 다같이 서로의 호감 상대를 파악하는 진실 게임을 진행했는데, 손원익이 이관희에게 누구에게 호감이 있는지 질문을 던지자 관희는 최혜선, 윤하정, 김규리 3명을 동시에 가리켜 현장에 있던 솔로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그것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쟤, 쟤, 얘"라고 했다. 보는 내가 아슬할 정도였다.

농구선수인 관희에게는 메디컬의류업에 종사하는 윤하정과 이화여대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최혜선이 호감을 표시했다. 그런데 관희는 패션뷰티모델 김규리와 대화할 기회가 없었다며 규리에게 가 관심을 표명했다. 여성들끼리 모두 모인 자리에서 대동단결하며 관희를 성토하기 시작했다.

"내가 자기(관희)를 피했대. 생각도 안하는데"(규리) "걔(관희)는 보험을 들어놔"(하정) "내가 자기(관희)를 불러줘서 나에 대한 감정이 상승했대. 보험을 들어놓더라"(혜선) "관희 같은 빌런 한 명 있어줘야 돼"(하정) "관희 재밌어. 보험 드는 거지. 한두명은 자기를 선택할 거라고 했어(안민영) "나한테 더 직진해달라는 뜻으로 얘기했어. 나한테 니가 관심을 계속 표해라, 그러면 내가 너를... 근데 자기는 선택할 거라는 말을 안해.. 세 명 중에 널 선택할 수도 있고, 약간 이런...헛소리야"(규리)

여성들의 말을 종합하면, 관희라는 빌런은 좋은 면도 있고 여성에게 인기도 있지만, 근자감이 너무 쩔고, 그래서 위험하다. 우리 정서와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어 "외국 애 같다"라는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 '연프' 세계관으로 볼 때 관희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처럼 돋보인다.

패널인 덱스는 "그건 관희 씨 업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씨앗을 뿌렸기 때문에 거두는 건데"라고 했고, 이다희는 "(관희한테) 마음이 있어도 괘씸할 것 같아"라고 말했다.

관희의 모습에 대한 반응중 "엄청난 빌런인 '나는 솔로'의 16기 상철-영숙 두 역할을 여기서는 관희 혼자 다 하고 있는 듯하다"는 댓글은 관희 캐릭터의 특성을 압축해놓은 베스트 댓글이 될만하다.

'솔로지옥3'에 관희만 있었다면 재미가 반감된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윤하정이 있어 더욱 재미있다. 둘 다 '쿨병'에 걸려있다. 하정은 하고싶은 말은 해야 직성이 풀리는 캐릭터다.

하정은 관희에게 제법 구체적으로 관심을 표명했다. 반면 관희는 하정에게 부분적 관심만 보여줄 뿐이다. 하정은 관희를 불러내 따졌다.

"우리도 못생긴 얼굴 아니고 어디 가면 다 대접받는 얼굴인데... 세 명을 선택해놓고 '나를 선택하려면 더욱더 가까이 다가와' 하니까. (공개적으로 세 명을 마음에 두고있다고 밝히는 것은) 내가 보기에 좀 무례하다고 생각해. 세 명 뽑아서 기분 나쁜 게 아니라니까. 너의 행동이 기분 나쁜 거야. 너 내가 질투한다고 생각해? 나는 굳이 (너한테) 매달리면서 만나고 싶지 않아."

하정이 또박또박 할 소리 다해가며 10살 많은 오빠인 관희를 혼내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여성 입장에서 볼때, 관희는 좋은데 이상하다. 짜증 나기도 하는 캐릭터다. 관희는 앞으로도 계속 같은 모습을 보여줄까? 그의 행보가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내가 보기에, 관희는 타고난 기질로 인해 전략을 수정할 것 같지는 않다.

시청자에게 최고의 보는 재미를 선사하는 관희는 망할 것인가? 아닐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상상 자체가 재미 있고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빨리 6~7회를 공개해주길 바란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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