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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중국 리스크 점증...한국경제 ‘상저하고’ 비상등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부동산시장이 흔들리면서 세계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 최대 민간 부동산개발업체였던 헝다(恒大)그룹에 이어 대형 업체인 비구이위안(碧桂園)과 완다(萬達)의 ‘도미노 디폴트(채무불이행)’위기로 중국 경제가 거품붕괴와 함께 일본식 장기 침체에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헝다와 함께 중국 신규 주택 판매 1위를 다투던 비구이위안은 지난 6일 만기가 된 액면가 10억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2250만달러)를 갚지 못하는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비구이위안은 일단 30일간 이자 지급유예를 적용받았다. 그 이후에도 못 갚으면 디폴트가 선언된다. 비구이위안의 위기는 헝다와 완다그룹의 불안으로 이미 침체한 중국 부동산시장을 더 가라앉힐 수 있다. 비구이위안의 전체 빚은 1조4300억위안(약 263조원) 규모다. 2021년 디폴트를 선언한 헝다의 부채는 2조위안(약 368조원)이었다. 두 회사 부채만 합쳐도 올해 우리나라 예산(638조원)에 맞먹는다. 비구이위안이 중국에서 벌인 건설 프로젝트는 3000여건으로, 헝다(약 700건)의 4배 이상이다. 블룸버그는 “(비구이위안의) 어떠한 디폴트도 헝다 때보다 중국 주택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고 전했다.

중국의 부동산시장이 무너지면 미-중 갈등과 디플레이션(지속적 물가하락)으로 침체된 중국 경제가 심대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0.3%)와 생산자물가지수(-4.4%)는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동반 하락했다. 중국의 청년실업률(6월 21.3%)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세계 1위 상품 소비국인 중국의 위기는 세계 경제에 적신호이고,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에는 비상등이다. 국책연구원인 KDI는 최근 경기전망에서 하반기에는 상품수출과 건설투자 부진이 완화화면서 2.0%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 역시 하반기 성장률을 1.8%로 전망했고 한국은행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상반기 성장률이 0.9%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 들어 한국 경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상저하고’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중국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의 긍정적 파급효과가 기대를 밑돌고, 오히려 디플레이션 공포를 현실화하는 부동산위기가 엄습하면서 한국 수출이 더 암담해지는 상황이다.

이제는 중국의 디플레이션과 내수·수출 동반 침체를 상수(常數)로 놓고 상저하고 전략을 재점검해야 한다. 수출 지원 인프라 강화 속도를 높여 수출시장과 품목 다변화 성공 사례가 많아지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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