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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종교·기업까지 온나라가 나선 잼버리, 유종의 미 거둬야

폭염과 운영 부실로 중단 위기까지 갔던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다행히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영국과 미국, 싱가포르 스카우트가 조기 퇴영해 아쉽지만 나머지 150개국은 대회가 끝날 때까지 일정을 소화하기로 하면서 파국은 면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총력 대응과 종교계, 기업들까지 발벗고 나서 야영장 상황이 빠르게 개선되자 술렁이던 국가들이 마음을 돌린 것이다. 늦었지만 잼버리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모두가 한마음으로 협력하는 게 우선이다.

잼버리는 정부가 쿨링 버스와 대형 그늘막을 대거 투입하고 서비스 인력을 확충,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화장실과 샤워실 등 위생문제를 해결하면서 상황이 나아졌다. 여기에 각계각층이 잼버리를 살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게 국면 전환을 이뤄냈다. 조계종이 전국 170여개 사찰 시설을 야영이나 숙박용으로 개방하고 삼성, LG, 현대, 신세계 등 기업이 앞장서 의료진과 봉사단 파견, 얼음물, 쿨링스카프, 먹거리 등 지원에 나섰다. 얼음물을 담은 탑차를 끌고 온 주민들도 있다고 한다. 민관이 한마음이 돼 잼버리 지원에 나선 것은 미래 세대들의 축제가 국가 위신 추락으로 끝나는 걸 두고 볼 수 없어서다. 위기에 온 국민이 힘을 모아 극복하는 K- DNA가 발현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은 책임 통감은커녕 대회 부실운영을 놓고 연일 네 탓 공방을 하고 있는데 국민 마음과는 딴판이다. 따지자면 새만금 잼버리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8월 유치한 만큼 5년간 부지 매립과 배수 등 기반 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전북도는 편의시설을 잘 준비했어야 했다. 윤석열 정부 역시 1년간 막바지 점검을 통해 폭우·폭염 같은 재해가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갖춰야 했다. 모두 잼버리 부실에 책임이 있는 셈이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모든 대책을 세워놨다고 큰소리쳤다. 1171억원의 잼버리 예산 중 야영장엔 129억원만 쓰고 조직위 운영에 대부분 돈을 썼다는데 차후 따져봐야 할 사안이다.

이제 잼버리는 후반부로 들어섰다. 폭염이 여전하고 태풍의 변수도 생겼다. 온열 환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벌레물림 환자도 적지 않다. 식중독과 코로나 19 확산 방지 등 챙겨야 할 게 한둘이 아니다.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애초 6일에서 11일로 연기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팝 콘서트도 안전에 신경 써야 한다. 잼버리 프로그램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보상 차원의 보여주기식 관광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 잼버리 특성에 맞춰 청소년들이 상호 교류하고 우애를 다지는 마당이 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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