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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시론] ‘보험아줌마’에서 보험·재무설계 전문가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국가경제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보험회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거둔 후 배당과 성과급 잔치 논란에 휩싸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회사들의 현금 배당액은 2조75억원이나 됐다.

보험업계에서 지난해 20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은 임원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다수 보험회사는 임직원들에게 연봉의 20%에서 60%까지 성과급을 지급했다.

그런데 보험사의 영업 실적 향상에 기여한 또 다른 중요한 분들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바로 보험설계사들이다.

보험설계사는 보험회사의 위촉을 받거나 법인보험대리점에 소속돼 고객의 자산관리방법 등을 보험과 관련지어 설계해주는 사람이다. 기존 보험설계사의 주된 업무는 보험 가입자를 많이 모집하는 것이었으나 이제는 고객의 재무상담이나 은퇴설계, 생활설계, 대출상담에 이르기까지 활동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설계사의 호칭도 보험사에 따라 FC(Financial Consultant), FP(Financial Planner), RC(Risk Consultant), LP(Life Planner) 등 역할에 맞게 다양해졌다.

1990년대 들어 보험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외국 자본이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우리나라의 보험설계사도 대폭 늘어나 한때 44만명에 이르렀다. 이후 30만명 수준에 달했지만 지난 10년간 꾸준히 감소해 2022년 말 보험설계사 수는 24만명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GA(법인보험대리점)는 2001년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소속사의 보험상품만을 판매하는 전속 영업조직과는 다르게 GA는 대면 영업에 기반을 둔 비전속 판매 채널로, 여러 보험회사와 제휴를 통해 소비자에게 다양한 상품 선택 기회를 제공하며 보험 모집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과거 보험설계사의 영업 방식은 주로 학연, 지연, 혈연, 동호회 등을 이용한 지인 중심의 강력한 압박 판매를 통한 연고 판매였다.

그러다가 1990년을 전후해 외국 보험사들이 국내에 진출하면서 보험시장 확보를 위한 다양한 선진 영업 기법이 도입됐다.

이에 따라 유통시장이 다양해지고 차별화되면서 보험설계사의 형태도 다양한 방면으로 전문적으로 발전했다.

현재 보험설계사들은 가정에서는 아내로서, 엄마로서, 그리고 누이와 언니로서 역할을 다하면서도 밖에서는 보험전문가로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남성 설계사의 숫자도 꾸준히 늘면서 보험산업의 역군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 보험업의 희로애락을 같이하며 우리나라 보험산업이 세계 7위 규모로 성장하는 데에 가장 커다란 역할을 하는 등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무엇보다 보험설계사들의 커다란 공로는 보험산업 초기에 우리나라 사회에 만연했던 보험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다는 점이다.

보험설계사들의 열성적인 노력으로 이제는 보험업이 자랑스러운 직업으로 변모해가고 있다. 보험영업 일선에서 수고하는 보험설계사에 대한 이러한 공로를 인정하고 사회적으로 적절한 대우를 해 줘야 한다.

김창기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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