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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오염수 "안전" IAEA 보고서...국민 불안 해소 여야 없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4일 “후쿠시마 원전에 저장된 처리수(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하려는 일본의 계획이 IAEA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의 최종보고서를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전달했다. “처리수 배출이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IAEA의 앞선 6차례 중간보고서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7일 2박3일 일정으로 방한, 이 내용을 정부 측에 설명할 계획이라고 한다.

IAEA는 이전 보고서와 달리 이번 최종본에는 사람과 생태계에 미치는 방사선 영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만큼 주변국 불안을 의식했다는 방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후쿠시마 오염수를 통해 배출되는 삼중수소는 자연 생성되는 것보다 5000배 적고 방류 후 해양생물에 노출되는 방사선 양은 국제 표준 최소 기준보다 125만배 낮다. 설령 바닷물과 희석하지 않은 오염수가 실수로 바다에 그대로 버려져도 인근 주민의 방사선 노출량은 국제기준에 크게 못 미친다. 더욱이 후쿠시마 원전에서 최소 3km 밖으로 나가면 삼중수소 농도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수준으로 ‘세슘 우럭’이 우리나라에서 잡힐 일이 없다는 얘기다.

이번 보고서는 한국, 미국, 스위스를 포함한 11개국 원자력전문가들이 2년간 오염수 처리와 시설, 방류 절차의 타당성, 오염수에 대한 환경 영향 평가 등을 검증한 결과다. 권위와 공신력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IAEA가 과학적으로 안전하다 해도 오염수 불안이 가시는 건 아니다. 심리적 불안 해소에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도 정치권의 그간 행보는 실망스럽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문가들을 ‘돌팔이’ 취급하며 “똥을 먹을지언정 후쿠시마 오염수를 먹을 수는 없다”며 선동과 막말을 쏟아내고 이번 보고서도 “깡통보고서”로 일축했다. 국민의힘 역시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 코미디 같은 ‘먹방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오염수 괴담’으로 손님이 끊겨 울상인 어민과 상인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지금으로선 IAEA의 최종보고서를 자세히 분석해 국민불안을 잠재울 대책을 마련하는 게 급하다. 수산물 방사능 검사와 해양 모니터링 강화는 아무리 지나쳐도 과하지 않다. 기기와 장비도 크게 늘려야 한다. 일본에도 대안 모색을 더 요구하고, 방류가 현실화하면 알프스(다핵종제거시설)가 계속 안전하게 운영되는지 감시할 수 있도록 정보의 투명 공개를 요구해야 한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로 우리 국민이 피해 보는 일이 1도 없도록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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