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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安 원장, 안갯속 정치행보 너무 길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안개 행보가 여전하다. 안 원장은 6일 자신의 기부재단 운영 구상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사회의 발전적 변화에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지 계속 생각하고 있으며, 정치도 그중 하나”라고 특유의 선문답을 이어갔다. 또 “정치 참여 여부는 본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말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속내를 알 길이 없다. 앞뒤 재는 시간이 너무 길어 ‘안철수 피로증’이 생길 정도다.
순수해야 할 기부재단에 대한 안 원장의 태도 역시 모호하기 짝이 없다. 안 원장은 이날 재단의 역할은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 기회 격차를 해소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혜자가 기부자가 되는 선순환 구조는 눈길 가는 발상이다. 특히 그는 “재단 설립과 대선을 왜 연결시키는지 모르겠다”며 재단 출범을 둘러싼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정치를 하더라도 재단을 그 발판으로 삼는 일은 당연히 없어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기부재단의 정치화는 옳지 않다.
하지만 말과는 달리 추진 과정을 보면 정치적 냄새가 물씬 풍긴다. 안 원장은 재단 이사장에 여성운동계 대모이자 야당 총재권한대행까지 지낸 인사를 선임했다. 일반 이사진은 철저히 실무진 위주로 구성했다면서도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름다운 재단 관계자 등 정치색 있는 인사가 끼여 있다. 더욱이 재단 책임자로 정치인을 영입한 것은 ‘대선과 정치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오해를 사기에 알맞다. 재단 관련 이벤트성 행사도 정치적 타이밍을 고려한 인상이 짙다.
안 원장은 의사 출신의 성공한 기업가이자 대학교수로 젊은이들의 우상이다. 그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이런 배경에서 비롯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개인적 능력과 인기는 정치 지도자로서 역량과는 별개의 문제다. 사실 ‘안철수 현상’은 기성 정치권의 불신이 낳은 반사이익 측면이 강하다. 상대 헛발질로 득점을 올린 선수의 진짜 실력을 아직 국민들은 보지 못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급작스런 사망에 그의 지지도가 한풀 꺾인 것은 아마추어 정치인의 국정수행 능력에 대한 불안감의 표현이다. 추호라도 대선 욕심이 있다면 국민들은 안 원장의 모든 것을 알 권리가 있다. 적당히 눈치를 보다 어물쩍 무임승차해선 설령 대권을 쥔다 해도 성공하기 어렵다. 어떤 결정이든 더 늦추지 말되 정치 참여를 결심하면 그 순간 재단에서는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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