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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재판부 권위, 판사 자질 개혁부터
사법부의 권위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판사에 대한 석궁 위협사건을 다룬 영화 ‘부러진 화살’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이 이를 반영한다. 또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을 벌금형으로 풀어준 판사의 집 앞에서는 계란을 투척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나꼼수’를 진행하던 정봉주 전 의원에게 유죄를 내린 대법관에 대해 인터넷상의 ‘신상 털기’가 벌어진 것도 비슷한 사례다. 법원 판결에 문제가 적지 않다는 불만과 불신에서 빚어진 사태다.

결국 대법원이 재판의 독립성 침해를 우려하며 일련의 사태에 유감 성명까지 발표하고 나섰다. 이처럼 대법원이 현안에 대해 성명을 내놓은 자체가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법원 내부의 위기의식이 어느 선에 이르렀는지 확연히 알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전관예우라는 제 밥그릇 챙기기와 일부 판사들의 정치적 편향성으로 인해 법원에 대한 신뢰가 실추되던 참이었다. 물론 어떠한 경우에도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사태가 용인돼선 안 된다. 그런 처지라면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제대로 지켜낼 수 없기 때문이다. 유리한 판결은 삼키고 반대면 뱉어내는 풍토부터 문제다. 영화 ‘부러진 화살’만 해도 전반적인 흐름은 실제 소재라고 하나 사실을 상당 부분 비틀거나 각색을 거쳐 만들어낸 예술적 허구인데도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심리적 정서도 온당치 않다.

그러나 이런 풍조를 탓하기에 앞서 법원이 불신을 자초한 측면은 없었는지 반성해야 한다. 법정에서 상식 이하의 막말을 내뱉고, 대통령에 대해 입에 담기 민망한 천박한 비속어를 남발하는 등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낸 판사들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동안 민감한 정치적 사건에 대한 재판에는 바깥 눈치를 살피면서 시간을 질질 끌기도 했다. 유전무죄의 관행도 여전하다고 국민들은 간주하고 있다.

이래서는 법원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으며, 따라서 권위도 지키기 어렵다. 무엇보다 실체적 진실에 입각한 판결을 내림으로써 사회 정의가 확보되고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후보자를 매수한 이는 풀어주고 매수된 사람은 가둬두는 곽노현 재판 판결은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판사 임용제도가 개혁돼야 한다. 사회 경험이 전무한 젊은 판사들이 자라서 아집 속에 갇힌 채 법조문만 금과옥조로 여기는 풍토가 너무 오래 계속됐다. 사법시험이나 연수원 성적 갖고 훌륭한 판사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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