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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객원칼럼> “꿈 열정 그리고 신념”
영국의 노동계급 자손들

꿈·열정으로 음악 외길

슈퍼스타 ‘비틀스’로 성공

신념있는 청춘, 세상 바꾼다


역사상 가장 크게 성공한 가수를 꼽으라면 말할 것도 없이 1960년대 영국 밴드 비틀스다. 전미 차트 1위곡으로 따져도 그들이 흠모했던 미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는 활동 22년 동안 18곡을 기록한 데 비해 비틀스는 6년간 무려 20곡이나 남겼다. 1970년 해산 후에도 네 멤버 존 레논,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슈퍼스타였다. 

비틀스를 ‘글로벌 원톱’으로 비상시켜준 원동력은 그들의 탁월한 실력이지만 그 이유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애초 그들의 조건은 열악했다. 영국 리버풀의 가난한 노동계급 자손으로 고교 졸업 후 의당 그들이 가야 할 곳은 군대였다. 하지만 징병제 해제로 군에도 갈 수 없었던 그들은 음악에 모든 것을 걸었다. 자신들을 음악으로 이끈 저 미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를 넘어서려는 원대한 꿈을 품었다.

비틀스의 성공신화는 여기서 시작된다. 청년의 무한 재산이라고 할 ‘꿈’, 그것도 엘비스 프레슬리의 미국에 자신들의 깃대를 꽂겠다는 포부를 가진 것이었다. 시작이 반이라면 꿈은 성공의 반 아닌가. 그 꿈을 작심삼일 아닌 실체로 만들기 위해 그들은 또 하나 청년의 재산인 ‘정열’을 쏟아냈다. 존 레논의 술회처럼 그들은 목이 터져라 노래 불렀고 손이 아프도록 기타를 쳤다.

심지어 독일의 항구도시 함부르크까지 가서 업소에서 하루 10시간 노래하며 연주력을 키웠다. 눈물 젖은 빵을 먹었고 피와 땀으로 고된 무명세월을 보냈다. 오로지 세계 정복을 위해서였다. 꿈과 열정만이 아니었다. 비틀스는 자신들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신념’의 소유자였다. 가망이 없어 보일 때, 자신감이 떨어질 때, 그들은 확신에 찬 화법으로 의지를 다지곤 했다.

존 레논이 외친다. “우리 어디로 가는 거야, 친구들?”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 셋이 답한다. “정상으로 가는 거야, 존” 다시 존 레논이 묻는다. “무슨 정상?” 그럼 셋은 목청을 높여 소리 지른다. “가장 대중적이고도 가장 높은 곳(toppermost of the poppermost)이지, 존!” 어떤 난관에도 꺾이지 않으려는 청년의 용틀임, 뜨거운 호흡이 따로 없다. 요즘 우리 젊은 세대를 휘감는 불안감과는 정반대의 위풍당당 청년다움이랄까.

모국 영국을 휩쓸고 1964년 2월 7일 마침내 타깃인 미국 뉴욕의 케네디 공항에 내린 그 순간에 이미 비틀스는 가장 대중적이고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무엇보다 먼저,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그들의 더벅머리와 장발을 따라 했다. 저항 포크의 기수 한대수는 “비틀스는 음악으로도 혁명가였지만 장발로도 혁명가였다!”고 표현한다.

그들은 재능 이전에 꿈, 정열 그리고 신념이 있었다. 비틀스가 지금도 모든 밴드의 롤 모델이 되는 것은 음악도 빼어나지만 그것이 99% 땀의 결과물임을 끝없이 환기해주기 때문이다. 비틀스의 매니저 브라이언 엡스타인은 “비틀스는 심하게 병든 사회에 처방전을 줄 수 있는 약제사”라고 했다. 그 처방전은 청년의 특전인 도전과 실험의 자세일 것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은 위로가 되지만 청년을 청년답게 만드는 것은 그들의 꿈, 정열, 신념이다. 실패를 마다 않는 젊음, 덤벼드는 청춘이 세상을 바꾼다. 세상은 비틀스 같은 젊음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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