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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우리 국회도 일본처럼 세비 못 깎나
돈봉투 살포 등 우리 정치권의 구태와는 달리 일본 국회의원들이 대폭적인 세비 삭감 등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추진하는 소비세율 인상을 앞두고 국민들과 고통분담을 한다는 명분이다. 이에 앞선 공무원들의 7.8% 급여 삭감조치에 의원들이 그 이상을 삭감하겠다고 화답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일본 정치가 바짝 정신을 차리는 모양새다. MB정부 들어 CNK 등 부패가 만연하는 우리 공직사회의 현실이 낯 뜨겁다.

일본뿐이 아니다. 싱가포르는 공무원 임금이 워낙 높긴 하지만 총리 28%, 대통령 51%, 장관이 31%를 삭감하고, 국회의원은 세비 3%를 내리는 등 총체적 급여인하를 검토 중이다. 이반된 민심을 달래기 위해 미국도 이미 2013년 의원 세비 삭감법 18건을 의회에 제출했다. 영국은 주요 3당 대표들이 국가 차원의 기부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반면 우리 국회는 반목과 질시, 정략적 대결로 일관하며 지역구 제몫 챙기기 등 낯 뜨거운 일을 공공연히 행한다. 지역의원들마저 적자 투성이 지방자치단체 예산에서 저마다 보수 올리기에 급급하다. 이번 공천 기준에 이런 점이 얼마나 반영됐는지 의문이다.

진정으로 쇄신을 하겠다면 여야 공히 기득권부터 내려놓아야 한다. 현행 국회의원 한 명당 특권이 무려 200여 가지에 이르고, 연간 금전적 혜택은 5억원에 달한다. 정치싸움으로 국회가 공전인데도 세비와 온갖 혜택을 그대로 향유하고 틈만 나면 세비 인상에 기를 쓰는 국회다. 2008년 숭례문이 불타던 와중에도 9.1%, 2년 뒤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로 온 나라가 준전시 상황에 몰렸는데도 5.1%를 인상했다. 난장을 치고도 밥그릇 앞에서는 여야가 한마음 한통속이었다. 공무원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경제난 가중에도 불구, 지난해 5.1%에 이어 올해 또 3.5%나 임금을 인상했다. 자제하는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스스로 정책 약발을 떨어뜨리고 불신을 조장하는 셈이다.

한나라당이 최근 국회가 공전할 때 세비를 깎겠다고 했으나 이 정도로는 안 된다. 과감한 세비 삭감에 불체포특권이나 65세 이상 전직의원 종신연금 제공 등 핵심 기득권을 깨끗이 포기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물론 관련 법 개정이 전제돼야 하는 만큼 여든 야든 나홀로 개혁한다고 해봐야 립서비스나 다름없다. 남유럽 경제를 거덜낸 것이 타락한 정치였다는 사실을 남의 얘기로 들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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