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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잡스없는 애플 상대 소송 이후를 보라
삼성전자가 스티브 잡스 없는 미국 애플을 상대로 사상 최대 규모 특허전쟁을 선언했다. 엊그제 출시한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 4S’가 삼성의 통신기술특허를 침해했다며 프랑스와 이탈리아 법원에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다. 공교롭게도 삼성이 제소를 발표한 날 애플 공동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사망, 글로벌 정보통신(IT) 시장이 거세게 요동치고 있다. 그 결과는 한국 경제는 물론 세계 산업계 판도를 뒤바꿀 전망이다.
삼성의 애플 제소는 회사의 명운을 건 사생결단의 승부수다. 애플은 삼성의 강력한 라이벌이면서 연간 10조원 가까운 반도체 전자 부품을 구매하는 최대 고객이기도 하다. 최악의 경우 최대 고객을 포기해야 한다. 더욱이 소송에 실패하면 70조원의 손해배상금까지 별도로 지급해야 할지 모른다. 이게 현실화되면 삼성뿐 아니라 한국 경제가 휘청거릴 수도 있다. 하지만 삼성으로선 피할 수 없는 승부다. 삼성은 애플의 가처분 신청 소송이 받아들여져 독일에서 태블릿PC ‘갤럭시탭 10.1’ 판매가 중단됐고, 호주에서는 출시조차 못하는 타격을 입었다. 여기서 더 밀리면 태블릿뿐 아니라 스마트폰 사업까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직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지만 삼성의 역공이 당혹스러울 것이다. 삼성의 특허기술을 사용하지 않고는 스마트폰 제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애플이 잘 알고 있다. 게다가 신제품 아이폰 4S가 시장에서 실패작으로 판명돼 주가가 폭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애플 전력의 90%라는 잡스의 빈자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일단 삼성이 유리한 고지를 점한 형국이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애플의 위기가 삼성에 기회가 될지는 불투명하다. 사면초가에 빠진 애플이 위기 상황 타개를 위해 어떤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지도 알 수 없다. 미발표 ‘아이폰 5’도 변수다.
현재로선 올 3분기 실적이 나오면 삼성전자가 애플을 제치고 스마트폰 최강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그러나 글로벌 IT시장의 판도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여기서 살아남아 세계 초일류기업 위치를 유지하려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잡스가 남긴 도전과 창조 정신은 삼성에도 큰 교훈이다. 우리의 삶을 더 풍성하고 편리하게 이끌어준 스티브 잡스의 업적을 삼성과 한국경제가 긍정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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