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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물갈이 논란 2라운드… ‘8월 공천 블랙홀 발생할까’ 당 지도부 고심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한나라당 내 ‘물갈이’ 논란이 인재 영입의 폭, 전략지역 대책 등 각론으로 확전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총선 공천시 현역 의원의 교체비율 등을 놓고 불거졌던 물갈이 논란이 당 지도부의 ‘자제령’에도 불구하고 2라운드로 넘어가면서 당내 세력 간 신경전이 더욱 팽팽해질 전망이다.

김정권 당 사무총장은 “수구 좌파만 아니면 당의 인재로 영입이 가능하다”며 “시민사회 등 현장에서 주민과 봉사활동을 하면서 열심히 일하신 분들에게 문을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당의 인적구성에 변화를 주면서 15대 총선 당시 ‘운동권’ 출신인 이재오 특임장관과 김문수 경기지사를 공천했던 것과 유사한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용태 기획위원장도 “지금껏 당의 전략지역 개념은 어려운 지역에 지명도 있는 외부 인사를 보내 ‘이름값으로 살아오라’는 것이었으나 이제는 당도 인기가 없는 만큼 외부에서 영입한 신망있는 인사는 당선이 가능한 지역으로 배치해야 한다”고 김 사무총장과 비슷한 의견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같은 당 핵심인사들의 의견에 대해 당의 정체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일부 현역 의원들은 한나라당의 중도 우파를 지향하는 이념에 반하는 인물들로 ‘잡탕식’ 인재풀을 구성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영남권 대폭 물갈이 분위기에 대해서도 현역 의원들의 반발이 만만찮다.

대구에 지역구가 있는 친박(친박근혜)계 4선인 박종근 의원은 “다선은 유권자가 달아준 명예훈장으로 박탈도 유권자만이 할 수 있다”며 “대구만 해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자의 3분의 1이 낙선한 곳인데 무슨 ‘한나라당의 꽃밭’이라는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지역구에서 대통령이나 당 지지율보다 의원 개인 지지율이 낮으면 공천에서 배제하자는 일각의 요구에 대해서도 “영남권은 한나라당 지지도가 대단히 높아 이를 넘어설 사람이 극히 적다”며 “당이나 대통령 지지도가 낮은 수도권은 다 살고, 영남권은 다 죽으라는 무책임한 얘기”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당 지도부의 공천기준에 대해 기존 현역 의원들의 반발이 백가쟁명식으로 표출되는 것에 대해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우려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8월 국회 개최가 결정되고 현안처리가 시급한 마당에 공천문제가 확전될 경우 야당과의 정책 경쟁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다는 위기 의식도 높아지고 있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지금 당직자들이 공개적으로 공천문제를 언급하다면 공천 블랙홀로 모든 게 빨려들어 민생이고 정책이고 할 수가 없다”며 “다음 주 회의에서 공천 언급 자제를 공식적으로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호 기자 @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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