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활동하는 목사가 고 김일성 북한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행사를 축하하러 북한에 몰래 다녀왔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진한)는 미국 내 종북단체인 ‘재미동포전국연합회’ 부회장 자격으로 김 주석의 생일 축하단에 선정돼 북한에 다녀온 홍모(75) 목사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홍 목사는 지난 4월 ‘태양절 축하 대표단’의 일원으로 한국과 중국을 거쳐 밀입북한 뒤 북한 만수대 김일성 동상을 참배하고 북한 통일전선부와 접촉해 해외 북한선전사업 등을 논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홍 목사는 만수대 참배를 하면서 ‘김일성 동지는 영생할 것이다’라 적힌 꽃바구니를 바치는가 하면 ‘김정일 교시록’ 같은 북한서적 70여 권을 미국 내 북한 선전에 활용하려 갖고 있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홍 목사는 국내 여러 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재직하다 2006년 미국 영주권을 취득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내 북한선전활동을 해온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 4월 한국의 친지를 만나러 국내에 입국한 홍 목사를 출국정지해 수사를 해왔으며 홍 목사와 함께 대표단에 포함돼 밀입북한 나머지 5~6명은 중국을 거쳐 곧바로 미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재미동포전국연합회는 북한 통일전선부 지시에 따라 1997년 설립돼, 지난 2001년부터 매년 김일성 생일을 맞아 축하단을 구성해 북한을 다녀왔으며, 북한은 이를 ‘해외동포들이 김일성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왔다’는 식으로 체제선전에 악용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