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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모하면 아이패드 준다더니…
유명 테마파크업체

유령아이디로 결과 조작

거짓 경품이벤트 망신살

고객들 자체수사로 덜미


바캉스 피크 시즌을 앞두고 ‘유령 아이디’를 만들어 거짓 경품 이벤트를 벌인 한 유명 테마파크 업체가 ‘똑똑한’ 소비자들에게 덜미가 잡혀 망신을 당하게 됐다.

경기도에 소재한 테마파크업체인 A사는 지난 4월 30일부터 6월 30일까지 입장권 구입고객을 대상으로 DSLR카메라(1등), 노트북(2등), 아이패드(3등) 등을 내걸고 이벤트를 벌였다.

하지만 결과를 조작해 이벤트 참여자 대부분에게 5등에 해당하는 자사 초대권을 지급한 것. 미끼로 내건 1~3등 고가 경품은 있지도 않은 유령 아이디를 만들어 경품을 지급한 것으로 조작했다. 하지만 이런 ‘꼼수’는 당첨자 발표내역을 수상하게 여긴 이벤트 참여자들의 자체 수사결과 밝혀지게 됐다.

현재 이들은 자체 블로그를 개설하고 “업체에 항의도 해봤지만 말바꾸기와 책임전가 등으로 잘못을 시인하지 않고 있다”며 포털사이트와 주부회원이 많은 온라인 카페를 중심으로 공개사과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이벤트에 참여한 주부 정모(26ㆍ여) 씨는 “이 업체 아이디는 10자리만 가능함에도 1~3등 당첨자 아이디는 12자리였다”면서 “또 1~3등 아이디로 회원가입을 하면 ‘사용가능한 아이디’로 나온다. 아이디가 조작됐다는 증거”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또 “분명 이벤트 마감 당시 참여자가 30여명에 불과했는데 업체 측에서는 5등 초대권을 100명에게 지급했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만 늘어놨다”면서 “수세에 몰리자 참여자 수를 볼 수 있던 페이지도 비공개로 바꿨다”며 분노했다.

또 다른 이벤트 참여자인 아이디 ‘도조로’도 “방문 인증샷과 체험후기를 잘 써야 경품을 준다는 업체 측의 말에 포토샵으로 3시간이나 꾸며 올렸는데 5등 초대권을 받았다”면서 화를 삭이지 못했다.

언론에서 취재에 들어가자 A사 측은 “고객들에게 의구심을 줬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프다”면서 “이번주 안으로 실태조사를 끝내고 고객 사과와 함께 이벤트 재추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당장 몇 푼 아끼겠다고 이런 이벤트를 벌이는 것은 기업이미지 하락 등 장기적으로 보면 ‘득’(得)보다 ‘실’(失)이 많다”면서 “당장의 요란한 이벤트보다는 소비자들로부터의 굳건한 신뢰가 진정한 기업 발전의 원동력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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