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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럼>전 지구적 관점에서 본 이상기후
이번 주는 장마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남한에서는 전국적으로 폭염이, 북한에서는 태풍 메아리와 장마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올 장마는 시작과 끝이 평년보다 빨랐으며, 장마기간 중 강수량이 평년의 2배 이상의 많은 비가 내렸다. 전남 순천에서는 7월 9~10일에 500 ㎜가 넘는 강수량을 기록했다. 또한 장마기간 중 지역에 따라 10일 이상 연속적으로 비가 와서 장마기간 기온은 비교적 높지 않았다. 

이상기후 현상은 비단 한국뿐이 아니다. 전 지구적인 현상이다. 최근 미국 남서부에서는 가뭄, 폭염, 산불, 모래폭풍 등 자연재해가 잇따르고 있다. 워싱턴 DC 등 동부에서는 연일 폭염이 발생해 20여명이 사망했고 중부지역에서는 토네이로 5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미시시피 강 인근에서는 홍수로 광대한 유역이 침수되기도 했다. 가까운 나라 일본도 마찬가지다. 대지진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일본는 폭염과 태풍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홍수와 폭염이 발생해 인명과 재산 피해가 상당하다. 이외에도 영국은 봄철 기온이 관측사상 최고값을 기록한 반면, 같은 기간 호주는 기온이 평년보다 1.4도가 낮은 값을 나타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상기후는 온실가스 농도 증가에 따른 지구온난화에 엘니뇨/라니냐, 극진동과 같은 자연변동성이 중첩돼 나타난다. 장기적인 추세를 보면 지구평균기온은 상승하고 있다. 지구평균기온은 1985년 2월 이후 지금까지 316개월째 계속해서 20세기 평균보다 높은 기온을 보여주고 있다. 2010년 지구평균기온은 관측기록 중 가장 높았으며, 2011년에도 라니냐에도 불구하고 높은 기온을 나타내고 있다. 동아시아지역에서는 1월부터 6월까지 평균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상태이나, 시베리아는 평균기온이 4도 이상 높은 고온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북극해의 해빙은 해빙면적이 가장 좁았던 2007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자연변동성으로는 지난겨울부터 적도 동태평양의 해수온이 낮은 라니냐 현상이 발생하였으나 최근에는 정상 상태로 돌아가고 있다. 엘니뇨와 라니냐는 아시아, 아프리카의 열대지방과 아메리카 대륙에 이상기후를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평균기온은 엘니뇨 해에는 높고 라니냐 해에는 낮은 특성을 보여서, 자연변동성이 지구평균기온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후가 변하면서 과거에 나타나지 않았던 이상기후 발생패턴이 달라진다. 자연변동성은 과거에도 발생했던 자연적인 현상으로 매년 달라지는 기후의 주요 원인이다. 그러므로 이상기후가 발생한다고 해서 지구온난화가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이상기후의 빈도와 세기가 달라지는 현상은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지구온난화는 더욱 빨리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이상기후의 발생은 더욱 우리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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