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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남북 대치 긴장 속 軍紀 상황에 맞춰야
해병 2사단 총기 난사와 자살 사건 등 군 병영문화와 군기(軍紀)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와 군은 이른 시일 내 책임 규명과 분위기 쇄신을 위한 미래지향적 종합 혁신 대책을 만들어 국민 불안의 근원을 해소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대와 세태의 변화에 대한 정부와 군 지도부의 정확한 인식과 신속하고 합목적적인 대응방향 설정 작업일 것이다.

군은 그 존재 이유부터 특별하지만 조직의 특성과 문화 역시 일반 사회와는 확연히 구별된다. 특히 우리는 식민지 시대를 거쳐 혹독한 내전을 치렀고, 남북 분단, 수차례의 해외 파병까지 겪었던 역사적 특수성 때문에 다양한 군대문화를 경험해 왔다. 더욱이 남북 대치라는 지구촌에서 가장 불안정한 군사적 여건으로 우리 군은 잠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늘 긴장감에 젖어 있는 병영문화가 체질화되면서 군기와 관련된 여러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군을 둘러싼 환경이 너무 빨리 변한다는 점이다. 휴전 상태의 장기화로 긴장형 군기가 해이해지고, 신세대 장병들의 인식과 상황 수용 자세가 급격히 바뀌고 있다. 이 결과 군과 병영문화가 심각한 혼돈에 빠진 것이다. 더욱이 우리 군의 안보ㆍ군사ㆍ이념적 철학과 목표가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군사훈련의 주 공격목표가 모호해지거나 정치적으로 왜곡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윗선이 중심을 잡지 못해 군의 목표와 운영은 원대한 청사진보다 임기응변식 정치적 해결만 앞세운 즉흥 정책과 시행착오가 되풀이되고 있다. 군 현대화 문제와 군의 인적자원 확보 등 핵심 과제들이 정권마다 바뀌거나 지휘체계와 사병 복무기간 등 주요 결정들이 조변석개하게 된다.

이 같은 상층부의 불안정으로 병영문화 혁신과 현대화는 언제나 뒷전이었다. 군 입대하는 60% 이상이 외아들로 자란 신세대 훈련병들이다. 이들은 개인주의와 물질주의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도 병영문화는 이를 적절히 포용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기계적이고, 전통적인 군기잡기와 효율중심 문화에 군이 안주해서는 안 된다. 새 시대의 군기와 병영문화를 신세대의 정신문화와 조화시키는 시도가 필요하다. 그것은 사랑과 신뢰에서 출발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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