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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8월에 메아리보다 센 ‘초대형 태풍’ 온다
【서귀포(제주도)=황혜진 기자】‘물폭탄’ 장마가 끝나면 ‘초대형’ 태풍이 한반도를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12일 기상청과 국가태풍센터의 ‘2011년 태풍계절예측 역할모델’에 따르면 이달 중 초속 65m이상의 초대형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초속 30m 가량이었던 태풍 ‘메아리’보다 배 가량 강력한 태풍으로 수백명의 사상자와 5조원에 이르는 경제적 손실을 안겼던 2003년 태풍 ‘매미’(60m/s)에 버금가는 강도다.

김태룡 국가태풍센터장은 “최근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의 빈도는 감소하고 있지만 강도는 강해지고 있다”며 “특히 최근 3~4년동안 초대형 태풍이 없었던 만큼 올 여름엔 초대형 태풍의 발생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초대형 태풍을 포함해 9월까지 2~3개의 태풍이 추가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초대형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태풍의 발생경로가 변했고 해수면 온도상승, 북태평양 고기압 등이 영향을 끼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00년대 이전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던 태풍은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해 중국 대륙을 경유해 한반도에 상륙했다면 2000년대 이후의 태풍은 북서태평양에서 발생은 하되 남해안을 통해 바로 한반도로 북상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 대륙을 경유하지 않아 강력한 에너지를 한반도에 그대로 쏟아낼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또 지구온난화로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강력한 태풍 발생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해양상에서 발생해 이동하는 태풍은 수온이 높아지면 수증기 함량이 늘어나 더욱 강해지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21세기말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수온이 현재보다 2.5~4℃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 지구 평균(0.5~3℃)보다 배 가량 수온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향후 한반도에 초대형 태풍의 발생빈도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근거가 되고 있다.

올해 물폭탄 장맛비의 주범으로 꼽히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태풍은 보통 고기압 가장자리에서 발생하는데 올해 북태평양 고기압의 경우 동서로 이동하는 예년과 달리 남북으로 이동하면서 태풍이 남해안으로 직접 상륙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 센터장은 “남해안으로 바로 들어온다는 것은 태풍이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한 채 온다는 뜻”이라며 “특히 수온이 높고 대양 에너지가 가장 많은 8∼9월에 남해안에 상륙하면 태풍 ‘사라’나 ‘루사’ 처럼 큰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태풍 피해 최소화를 위한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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