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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은 덕장…아우는 용장
LG家 ‘황금 역할분담’ 경영스타일 화제
구본무 회장 “사기진작”

질책보다 격려성 멘트 쏟아내

혁신한마당선 직원과 어깨동무등

적극적 스킨십 경영행보 눈길


구본준 부회장 “실적독려”

“싸움닭같은 투지로 정상오르자”

연일 ‘독한 DNA’ 줄기차게 주문

1분기 흑자전환…2분기 랠리기대


LG가의 구 씨 형제(구본무 회장ㆍ구본준 부회장)의 이른바 ‘형제경영’이 새삼 업계에서 화제다.

특히 형인 LG그룹 구본무 회장과 아우인 LG전자의 대표이사 구본준 부회장 간 확실한 ‘역할분담’이 이뤄진 모양새가 각별한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구 회장은 포용력을 앞세워 임직원의 ‘사기진작’에 주력하고, 구 부회장은 반대로 강한 카리스마로 ‘실적 독려’에 매진하고 있다. 구 회장은 덕장(德將), 구 부회장은 용장(勇將)인 형국이다. 관심은 이들 형제 간 ‘형제경영’이 실적 등 시너지 효과로 실제로, 언제쯤 현실화할 수 있을지에 모아지고 있다.

구 회장은 요즘 임직원과의 만남이나 회의석상에서 질책보다는 따뜻한 격려의 말로 사기진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로를 격려하자. 모두 나 자신이 주역이라는 마음으로 매순간 최선을 다해달라. 즐겁게 일하자” 등등이 최근 구 회장이 자주하는 격려의 말이다.

구 회장은 임직원의 사기진작을 위해 경영혁신 활동을 공유하는 ‘LG 혁신한마당’에 참석, 직원과 어깨동무까지 하며 함께 어울리는 시간을 갖는 등 스킨십경영에도 적극적이다.

반면 구 부회장은 연일 ‘독한 DNA’를 외치며 LG전자는 물론 그룹 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강한 자신감과 싸움닭 같은 투지만 있다면 어떤 승부도 이길 수 있다”며 “더욱 더 독하게 실행해 진정한 승자의 자리에 오르자”며 독한 승부욕을 줄기차게 주문한다.

‘독한 LG’를 강조해 온 구 부회장은 일단 2분기 연속 적자의 수렁에 빠져 있던 LG전자를 올 1분기 흑자로 돌려놓는 데 성공했다. 2분기에도 흑자 폭이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며 독한 LG 효과가 서서히 가시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은 그룹의 회장으로 임직원을 다독거리는 역할을 하고, 아우인 구 부회장은 미진한 실적을 독려하는 등 상호 간의 ‘황금 역할분담’이 이뤄져 결국 이 같은 형제경영이 실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화학은 글로벌 선두업체의 입지를 굳히는 등 이미 성과가 나고 있고, 전자도 아직은 미진하지만 스마트폰ㆍTV 등에서 성과가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형제경영의 시너지는 화합과 형제 간 우의를 중요시하는 LG가의 가풍(家風)과도 관계가 깊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LG그룹은 다른 많은 그룹과는 달리 집안이나 형제 간 잡음이 거의 없었다. 집안 ‘어르신’의 뜻을 거스를 수 없을 정도로 가풍이 엄격하기로도 유명하다. 범LG가가 구 씨와 허 씨로 나눠질 때도 ‘형님 더, 아우 더’하면서 모범적인 그룹 분할 사례를 만들어내 귀감이 되기도 했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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