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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주문폭주..24시간 `풀가동'

지난 2일 충북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그린광학(대표 조현일). 오창단지 내에서 5개의 공장을 운영하는 이 회사의 렌즈 제조 설비들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반도체, LCD, 레이저, 의료기기용 광학부품과 광학시스템 기기를 만드는 이 회사는 지난달 24일 일본 히타치와 매월 5억∼6억원 규모의 광학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무려 20년에 걸친 장기 계약이다.

그린광학은 광학렌즈에 관한 설계, 가공, 조립 및 평가까지 가능한 국내 유일 기업으로, 그 기술력을 국내ㆍ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 조현일 대표는 “첨단기기로 갈수록 광학기술의 중요성이 커진다”며 “열악한 국내 인력사정에도 불구하고 13년 넘게 기술과 관련장비 개발에 매진한 결과 일본 등 국내ㆍ외에서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대지진 여파로 국내 부품ㆍ소재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같은 단지에서 2차전지용 양극활물질을 제조하는 에코프로(대표 이동채) 역시 생산시설을 100% 가동 중이다.

전기자동차가 하이브리드에서 본격적인 전기차로 넘어가면서 이 회사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또한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 저장장치로도 리튬이온 2차전지 외 뚜렷한 대안이 없어 수요가 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양극활물질 제2공장을 증설, 올들어 삼성SDI LG화학 등 수요업체의 승인을 받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이 회사 역시 일본 지진으로 인한 반사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중이다. 전기차용 리튬이온 2차전지 수요는 갈수록 느는데 일본 경쟁업체의 지진피해로 수급사정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매출액 552억원에 영업이익 36억원에 불과했으나 공장 증설로 전지재료부문 매출만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의 올해 매출목표는 1200억원이다. 에코프로의 2차전지용 전구체 및 양극재 생산능력은 지난해 연산 3000t에서 올해 5000t으로 늘었다.

에코프로 박석준 상무는 “2013년을 세계적으로 전기차 활성화의 원년으로 잡고 있다”며 “일본 지진여파로 현재 연초 계획보다 초과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충북 청원의 에스피텍(대표 김종호) 역시 IT경기가 살아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반도체 및 금속 표면처리, 박막 디스플레이 신소재, 정밀화학약품을 생산하는 이 회사도 국내 업체들의 주문이 몰리면서 올해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슬리밍공정을 통해 LCD, OLED 유리기판을 0.1mm까지 가공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일본 경쟁업체들이 주춤한 사이 일감 수주가 크게 늘고 있다.

에스피텍 김종호 대표는 “최근 세계적으로 IT경기가 살아나면서 주문량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표면처리분야에 집중,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들어 1/4분기 대일 부품ㆍ소재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3.3% 증가한 39억달러에 달했다. 일본이 지진발생 이전 상태로 회복되려면 3∼5년은 걸릴 전망이어서 그동안 부족한 부품ㆍ소재를 한국을 비롯해 대만, 중국 등에서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창(충북 청원)=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오창과학단지 소재 ㈜그린광학은 최근 일본 히타치와 연간 60억∼70억원 규모의 광학부품을 20년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의 렌즈 제조 설비들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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