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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500억원 시장 대기업이 독식한다” 두부업계 감정싸움 가속화
적합업종 선정을 앞두고 두부 사업을 펼쳐온 대기업과 중소업체 간 대립이 극단의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중소업체와 대기업 간 첨예한 대립의 배경에는 두부 시장에 대한 시각 차이가 자리잡고 있다.

연식품협동조합연합회 측은 “두부는 철저히 내수 상품이고, 총 업체 수(1600여개)에 비해 시장규모도 4500억 수준으로 작기 때문에 대기업의 진출이 부적절한 분야”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CJ제일제당과 대상 등 대기업은 판두부와 포장두부 시장이 분리돼있고, 두부도 한식 세계화 바람을 타고 해외로 뻗어나가는 식품이기 때문에 대기업 진출이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판두부 시장도 규모가 작지 않고, 포장두부와 달리 중소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시장인데 왜 무조건 대기업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고 주장하느냐”고 항변했다. 대상 관계자도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일에 대기업들이 앞장서 왔는데, 이제 와서 대기업이 빠지면 한식 글로벌화를 중소기업이 어떻게 담당해 나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두부의 적합업종 선정 여부는 중소업체들 못지 않게 대기업도 생존권을 놓고 사활을 벌이고 있는 쟁점이다. 30년 가까이 두부 시장의 선두를 지켜온 풀무원은 두부가 회사 매출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적합업종에 포함된다면 회사의 명운이 갈릴 수도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1984년 설립 당시 수천개의 두부 제조 업체 중 하나에 불과했던 풀무원이 혁신과 기술개발을 통해 30년 가까이 성장하면서 시장을 끌고 왔다”라며 “이제 와서 그 공로을 무시하고 대기업이니 나가야 한다는 주장은 말도 안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나 연식품협동조합연합회의 최선윤 회장은 “소비자는 대기업, 중소기업 가려가며 두부를 고르는 게 아닌데도 대기업 점유율이 50%에 달해 중소업체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회 측은 특히 두부시장에서의 대기업 퇴출은 물론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입점 수수료 등 중소업체들의 시장 진입을 막는 장벽까지 없애야 한다며 한 발 더 나아가고 있다.

<도현정 기자@boounglove>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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