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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T 분사, 최재원 부회장의 실험은 성공할까
SK텔레콤의 플랫폼 사업 부문 분사 결정으로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이동통신회사가 플랫폼 사업부문을 분사한 사례가 드물어 그의 실험에 IT업계와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향후 SK네트웍스의 분사 과정에서도 그의 역할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내부에서는 이번 SK텔레콤 분사를 계기로 텔레콤이 점점 더 최 부회장 직할 체제로 돌아갈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최 부회장은 SK텔레콤의 지분은 갖고 있지 않지만 현재 이 회사의 등기이사를 맡고 있다.
올해 초부터 그룹 내 미래의 신성장동력을 발굴 업무를 총괄하는 그룹부회장단의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결정은 IT전문가인 그가 수석 부회장 승진 이후 SK텔레콤의 미래 청사진을 그린 첫 번째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SK그룹 관계자는 "분사와 같은 중장기전략은 그룹 부회장단의 의사결정을 거치게 돼 있다"며 "텔레콤의 분사 과정에서 특히 최 부회장이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 부회장은 지난 해 부터 거의 매달 이사회에 나와 본격적으로 SK텔레콤의 경영 현안을 챙기고 있다. 이번 분사 안도 직접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의 경우 SK텔레콤이 20여개의 스마트폰을 선보이면서 KT의 아이폰 공세에 대응할 때 아이폰 도입의필요성을 적극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 임원회의에서 "라인업이 많은 데 여기에 아이폰까지 있으면 더 좋지 않겠느냐"고 임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작년 하반기에는 정체돼 있는 SK텔레콤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내부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하게 역설하기도 했다. 이 같은 최 부회장의 주문은 결국 SK텔레콤의 아이폰 도입으로 이어졌고 구조조정은 이번 분사의 형태로 실현됐다. 분사로 하반기에 최소 500명 이상의 인원이 SK텔레콤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결정에는 최근 정체된 성장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최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도 녹아 있다. 현재 애플이나 구글이 시작하고 있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 위치기반의 모바일 광고 등은 사실 SK텔레콤이 지난 2000년말 플랫폼 사업의 시장 가능성을 예측하고 준비해 왔던 사업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을 둘러싼 경영 환경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경쟁사인 KT가 합병을 통해 20조원 매출을 넘어선 반면 SK텔레콤은 지난 2005년 매출 10조원 돌파 이후 7년째 11조~12조원 매출에 머물러 있다. 요금 인하 압박은 거세지고 모바일무료통화(mVOIP)의 등장은 매출을 더 옥죄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분사된 회사가 독자적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하려면 과거의 1위 사업자라는 의식에서 탈피해 새로 시작하는 각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함께 최 부회장이 주목받는 곳은 SK네트웍스다. 올 3월 주주총회에서 SK네트웍스의 사내이사를 맡은 최 부회장은 네트웍스에서의 입지도 커지고 있다. SK네트웍스도 에너지, 이동통신단말기, 패션, 자원개발 등 상이한 CIC조직을 쪼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최상현 기자@dimua>puqua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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