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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국대 수의대생들 구제역 방역현장 가보니...
해가 바뀌어도 잠잠해지지 않는 구제역의 위력에 축산 농가의 속앓이는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 김포, 양주 등 5개 지역에서 방역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돌아온 건국대 수의과대학 학생들은 “행여나 소가 잘못될까봐 잠을 못 이루는 축주들의 근심이 곁에 서기만 해도 느껴질 정도”라며 긴박한 구제역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건국대 수의과대학 30여명의 학생들은 지난해 12월 29일부터 5일여간 구제역이 발발한 지역에서 머물며 백신 접종 보조업무 등 자원봉사활동을 했다. 경기 여주에 16명, 양평 4명, 포천 5명 등 5곳으로 파견된 학생들은 함께 봉사활동에 나선 교수들의 지도를 받으며 방역 업무를 도왔다.

그러나 인력이 부족해 현장은 눈코뜰새 없이 돌아가고, 극도로 예민해진 축주들은 백신 접종에도 여전히 불안해한다는 전언이다. 수의과대학의 정진세 학생회장은 “백신을 접종해야 할 소의 수도 많고 인력이 부족해 현장은 정신없는 분위기”라며 “상황이 워낙 긴박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다들 빨리 (구제역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전했다. 

백신 접종 대상인 소들은 아직 구제역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행이지만 그만큼 ‘털 한 올이라도 상할까’ 걱정하는 축추들은 애가 탄다. 전재산이자 자식이나 다름없는 소가 구제역 광풍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는데 백신 접종이 혹시 안좋은 결과로 돌아올까봐 정부의 용단에도 쉽게 마음을 못 열고 있다는 전언이다.

정씨는 “소 걱정 때문에 축주들이 예민해졌다”며 “소 사진을 찍는 것도 싫어할 정도”라고 밝혔다. 여주, 포천 지역 등은 백신 접종 업무가 거의 마무리 됐지만 아직 양평에는 백신 접종 대상이 많아 일손이 더 필요한 상황. 1차로 봉사활동을 한 30여명 학생들의 뒤를 이어 지난 3일 봉사활동에 나선 7명의 학생들은 양평 지역에서 봉사를 시작했고, 오는 12일 7명이 더 힘을 보탤 예정이다. 정씨는 “학생들이 큰 도움까지는 어렵더라도 구제역 확산을 막는데 작은 보탬이라도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현정 기자@boounglove>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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